“당명, 여러분이 원하면 바꾸겠다”
  •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당명 개정과 관련해서는 “여러분이 원하면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과 비대위원이 한 자리에 모인 의원총회장에서다. 반면 재창당 요구에 대해서는 “이미 정리가 된 사한”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 마무리 발언에서 작심한 듯 발언을 이어갔다. 전일 비대위에서 공천 개혁안을 내놓은데 이어 의원들과 비대위원 간의 공천안과 관련한 격론이 예상됐으나 총선을 3개월 여 앞둔 이날까지도 쇄신파 의원들의 ‘재창당’ 요구가 계속된데 따른 것이다.

  • ▲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한나라당 당명 변경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 연합뉴스
    ▲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한나라당 당명 변경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 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재창당은 이미 정리가 된 사안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리겠다. (비대위를) 맡아 놓고 돈봉투 사건 터지고 어렵다고 다 끝난 사안에 대해 재창당, 더 큰 문제 생기면 해산하고 재창당하고 선거 다가오는데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고 비난했다.

    특히 “정치하며 중요하다고 느낀 것 중 하나가 사람이 줏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했다면 그 후에 어려움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 위원장은 당명을 두고는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준비를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명 개정은) 여러분이 원하면 하고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처음 비대위원장직를 제안 받았을 때의 감회도 털어놨다. 그는 “여러분들이 맡겼을 때 할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저도 당원이고 책임을 느끼고 ‘살려내야 한다’ 뜻을 받들어 보자해서 맡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거지로 시킨 것도 아니고 저도 책임감으로 맡은 것인데 너무 나가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당이 혼란으로) 총선에서 잘못됐다면 그 이유 중 하나가 힘을 합치지 못하고 ‘이전투구’식으로 갔기 때문이라고 손가락질 당하면 우리가 너무 부끄럽지 않겠나”라고 했다.

    한편 이날 의원총회에서 '현역 지역구 의원 25%' 공천 탈락과 관련해서는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차명진 의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만 믿겠다.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하고 비례대표 마지막 번호로 총선에 나서라”며 희생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설 연휴를 앞두고 공천제도에 대해 왈가불가 한 것만 언론에 나가면 민심이 어떻게 되겠냐. 공천은 중립적 공천심사위원들이 국민만 보고 하면 된다”고 비대위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