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평도 포격사건이 재발한 줄 알았습니다."

    15일 선내 폭발사고로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유류운반선 두라3호(4천491t급)의 안모(57) 선장은 사고 직후 외부 포격에 의한 폭발로 착각할 정도로 충격이 강했다고 전했다.

    안 선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쾅' 하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조타실 유리창이 깨지는 등 강한 충격이 전해져 순간 바닥에 엎드렸다"며 "정신을 차려보니 선체 중간 부분이 갈라져 침수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안 선장은 인천항에서 적재유를 내린 뒤 다음 기항지인 대산항으로 향하던 중 유류탱크 내 잔량제거 작업을 벌이다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직자를 제외하고 선원 11명이 유류 저장탱크에서 잔량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었는데 작업 개시 20∼30분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며 "폭발이 배 중간에서 발생해 조타실 등 선미에 있던 5명은 무사했다"고 덧붙였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탱크 내 남아있던 유증기에 정전기가 튀어 폭발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안 선장은 "현재로서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말하기 어렵다"며 "다만 정전기 계통의 폭발사고가 아니라면 다른 원인에 의한 폭발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고 직후 자체 구조작업에 나설 수 없을 만큼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안 선장은 "폭발과 함께 선체가 두동강 나듯이 갈라져 탱크 쪽 선수 부분으로 이동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상황을 파악하며 구조작업에 나서려던 참에 해경 경비정이 도착해 수색ㆍ구조작업을 시작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안 선장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생존 선원들과 함께 배에 남아 해양경찰의 수색ㆍ구조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두라3호는 이날 오전 8시5분께 인천시 옹진군 자월도 북쪽 3마일 해상에서 탱크 폭발로 침수 중이다. 이 사고로 선원 16명 중 5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