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비대위 "16일부터 지상파 SDㆍHD방송 모두 중단"
  •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결국 마지막 카드를 빼 들었다.

    지난해 지상파 방송 3사를 압박하기 위해 지상파의 HD 방송 송출을 잠시 중단했던 SO들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뜨뜨미지근한 대응과 MBC, KBS 2TV, SBS 등 방송 3사의 고압적 태도가 여전하다고 보고 고화질(HD) 디지털 방송은 물론, 표준화질(SD) 아날로그 방송 송출까지 전면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블TV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2일 회의에서 "방송 3사와의 재송신 대가산정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16일 오후부터 MBC, KBS 2TV, SBS의 SD와 HD 방송을 모두 중단할 계획"이라고 엄포를 놨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말~12월 초 8일간 지상파의 HD 방송 송출이 중단된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SD·HD 방송 전면 중단' 계획 역시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비대위가 예고한)마지막 협상 시한인 16일 오전까지 방송사 측의 전향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면 전국 1천500만 가구가 지상파 방송을 시청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일대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와 방통위가 애매한 태도로 일관하는 사이 CJ헬로비전이 간접강제 집행금으로 지상파 방송국에 지불해야 할 돈이 100억원을 넘어섰다"며 "이번에도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자체 안테나를 설치해 시청하는 몇몇 가구를 제외하면 SD·HD 방송 중단시 대부분의 가구에서 TV시청이 불가능해 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방송계 일각에선 "케이블업계의 절박한 심정은 이해되나 시청자를 볼모로 삼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종사자는 "전국 시청자들이 TV시청에 불편을 겪을 경우 과연 누구를 원망하게 될지를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며 "자칫 엉뚱한 선택을 할 경우 시청자들이 대거 이탈을 하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상파 3사와 SO들은 지난해 10월 법원이 CJ헬로비전에 지상파 방송 재송신을 중단하라는 간접강제 결정을 내린 뒤 재송신 대가 산정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