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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북한에선 생일이 12월 17일인 아기가 없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30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김정일 사망일에 즐겁게 생일을 쇨 수 없어 아기가 태어날 날짜를 미룰 것이기 때문이다. 매년 10만여 명이 슬픔의 날을 피해 가짜 생일을 쇠게 되는 것이다.
1994년 7월 8일 김일성이 사망한 날은 ‘태양이 떨어진 최대 슬픔의 날’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7월 8일생도 함께 사라졌다. 다음 날인 9일을 생일로 등록했기 때문이다. 1994년 이전에 태어난 7월 8일생도 생일을 고치겠다고 보안서 주민등록과에 신청하면 별다른 이의 없이 승인해 준다고 한다.
이날에는 김일성 동상을 찾아가 조문을 표해야 하고 웃거나 노래를 부르는 일은 금기시된다. 술을 마셔도 정치적으로 불온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생일파티를 연다는 것은 엄두도 내기 힘들다. 이 때문에 부모들은 이날에 아기가 태어나면 생일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 설령 생일을 정직하게 신고해도 주민등록과에서 ‘날짜를 다른 날로 바꾸라’고 권고한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당국이 김정일의 급작스러운 사망으로 이미 제작 배포된 달력을 모두 회수해 다시 출판하게 됐다고 28일 보도했다. 북한에선 모든 달력을 국가가 연말에 일괄 제작해 주민에게 공급한다.
이미 배포된 2012년 달력은 예년처럼 첫 장에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의 건강을 삼가 축원합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새로 출간될 달력에는 김정일의 사망일과 김정은의 생일이 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탈북자는 “새로 달력을 제작하려면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겠지만 김씨 일가의 우상화 문제는 티끌만 한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4일 김정일의 애도기간 속에서도 북한은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의 생일을 맞아 김정숙 우상화에 초점을 맞춰 3대 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24일은 김정숙 동지의 생일 94주년"이라며 "이날은 태양절(김일성 생일), 2월 명절(김정일 생일)과 함께 인민의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된 가장 경사스러운 민족적 명절"이라고 밝혔다.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김일성이 '혁명위업 계승'을 열렬히 바랐던 김정숙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생모 생일에 맞춰 김정일을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김정일이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