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긴급현안질의..野, 외교안보 라인 교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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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22일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계기로 드러난 정부의 미흡한 대북 정보력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다만, 정부 차원의 조문단을 북한에 파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가 엇갈린 시각을 드러냈다.
민주통합당 김부겸 의원은 "청와대가 김정일 타계 소식을 북한 TV의 특별연설을 듣고서야 알았을 정도로 국정원과 국방부, 외교부, 통일부 등 외교안보부처의 대북 정보능력은 한심한 수준임이 드러났다"며 외교안보 라인 장관ㆍ청와대 참모의 교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 와중에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는커녕 정부는 미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도 이 소식을 몰랐다는 점을 면죄부라도 되는 양 내세우고 있다"며 "국민은 당신들에게 이런 일을 하라고 급여를 주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의 이석현 의원은 김황식 총리를 대상으로 한 질의에서 "국정원장이 9~10월 유럽과 베트남에 갔다오면서 과일 세박스 사오다 세관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공항에 파견 나온 국정원 직원이 일처리를 못해서 본부로 소환돼 수사부로 발령났다는 소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렇게 자세가 안일하니 이런 일이 생기지 않느냐"며 "총리가 외교안보라인의 해임을 건의하라"고 촉구했다.
국가정보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의원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력 부인하고 "원 원장에 대한 정치권의 일방적 허위 주장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당시 베트남 정부 측이 수행원에게 선물로 과일을 건넸고, 수행원은 반입불가 물품인 열대과일을 원장에게 보고 없이 폐기처분했으며 세관통과를 시도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의 정옥임 의원은 "우리가 미국이나 중국보다 앞선 분야가 `휴민트'(인적정보)였는데 이것이 붕괴된 상황"이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2008년 김정일의 뇌 MRI 사진을 입수했는데 이것이 월간지에 노출되는가 하면 국회 정보위에서 (김 위원장이) 스스로 양치질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까지 정보력을 과시하는 바람에 중요한 휴민트 소스를 잃었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대북 조문단 파견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의 사망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조문단을 보내자는 민주통합당의 의견과 민간 조문단을 제한적으로 허용한 정부의 방침이 바람직하다는 한나라당의 견해가 맞섰다.
민주통합당의 김학재 의원은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조문 문제로 남북관계가 경색됐다"며 "자신감을 갖고 공식 조문단을 파견하고 남북대화도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김부겸 의원은 "장기적인 국익을 우선해서 조문단 파견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건강에 이상이 있던 김 위원장 유고를 대비해 이른바 `백두혈통의 계승자'로 김정은을 지명한 다음, 행정, 경제, 외교, 군사 등 각 분야의 관료 엘리트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분산시켰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은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보답 차원 조문은 큰 무리가 아니라고 보는데 나머지 부분은 허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김 위원장의 사망시점에 대해서는 "모 탈북자는 16일 저녁 8시 평양소재 관저에서 사망했다고 한다"며 "여러 정황으로 볼 때 17일 오전보다는 16일 저녁 8시에 사망했다는 주장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