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남북관계-동북아평화 영향 커"..金 "긴밀한 정책적 공조"
  •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성 김 주미대사와 한미동맹을 공고히 해나가기로 약속했다. 또 지도자가 바뀌어도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도록 양국이 노력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김 대사와 만나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남북관계와 동북아 평화에 (끼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럴 때일 수록 한미관계가 협력하고 공조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을 예방한 성김 신임 주한미국 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을 예방한 성김 신임 주한미국 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에 성 대사는 "지금이 한미 동맹과 파트너십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양국 정부는 긴밀한 정책적 공조를 계속 이어 나가야 한다. 의견 교환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양국이 북한의 지도자가 바뀌어도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김정일의 사망으로 그의 아들인 김정은의 3대 세습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도자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대북정책을 이어가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공개 면담에서는 한반도의 어떤 유사시 상황 등에 대해 양국이 긴밀히 공동 대처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배석한 황영철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미중 관계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런 때 미국과 중국이 서로 의견교환이 잘 되고 있느냐"고 묻자 김 대사는 "미중 관계만큼 한중 관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황 원내대변인은 덧붙였다.

    또  김 대사는 "한미협력에 초당적 대응을 기대한다"고 전하자 박 비대위원장은 "국회가 예산안 처리도 (올해안으로) 약속한 만큼 한미협력에 초당적으로 잘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비대위원장과 김 대사와의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인사말에는 오랜 기간 쌓아온 친근감이 묻어났다. 회담 중간 터진 웃음소리는 문 밖까지 울리기도 했다.

    먼저 박 비대위원장이 "오랜만에 이렇게 뵙게 돼서 반갑다. 한국말로 하겠다. 주한 미국대사로 오시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옛날에 봽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기뻤다. 국민들도 김 대사에게 친근감을 느끼고 있다. 재임하시는 동안 양국 관계가 더욱 크게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김 대사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한국에서 다시 만나게 되서 기쁘다. 박 비대위원장은 변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앞으로 한미 관계가 중요한만큼 더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대사의 위트도 빛났다. 그는 "미국 최대명절인 크리스마스 휴가 계획이 김정일 사망으로 취소됐다. 다음 계획은 없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북한의 상황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만큰 어떤 휴가 계획도 세울 수 없게 됐다는 뜻이다.

    두 사람은 개인적으로도 교분이 깊다. 지난달 10일 부임한 김 대사는 박 비대위원장과는 그동안 수차례 비공개 면담을 갖고 대북 문제와 관련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는 국무부 한국과장, 북핵 6자회담의 미국측 대표단에 몸담으면서 미국 내 북한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한편, 이날 회담에는 박근혜 비대위원장, 이혜훈 사무총장 직무대행, 황영철 원내대변인, 고승덕 당 외교위원장이 참석했다. 미국 대사 측에서는 성 김 대사 외에도 정무참사, 정치팀장, 통역사가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