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에서 사망” 北 발표 놓고…국정원 “열차 안움직였다”, 軍 “첩보 결과 움직였다”
  • 국회 정보위원장인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은 21일 김정일이 북한의 발표와 달리 열차에서 사망한 게 아닐 수 있다는 국가정보원 측의 분석에 대해 “최종 확인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북한 내 체제가 취약하고 남북관계가 조심스런 상황에서 북측 발표를 정면 부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실을 우리 정부 내부적으론 알고 있어야 하지만 공개적으로 왈가왈부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게 권 의원의 주장이다.

    앞서 원세훈 국정원장은 전날 정보위에 출석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김정일 전용열차는 평양 룡성 1호역에서 움직인 적이 없다”고 보고했으나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국방위에서 열차가 움직였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 ▲ 북한 김정일이 17일 오전 8시30분 과로로 열차에서 사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김정일이 중국방문을 마치고 베이징역에서 중국의 지도간부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 북한 김정일이 17일 오전 8시30분 과로로 열차에서 사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김정일이 중국방문을 마치고 베이징역에서 중국의 지도간부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원 원장은 “15일까지는 김정일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는데 16일부터는 동선(動線)이 전혀 잡히지 않았다. (17일 아침에 김정일이) 어딘가로 가려고 하다가 (출발 전에) 사망한 것 같은 징후가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정원 관계자는 “실내에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도 했다.

    반면 군 고위 당국자는 “군에선 16~18일 사이 김정일 전용열차가 움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군은 정보망을 동원해 열차가 역을 드나드는 것에 대한 파악이 가능하다. 첩보를 종합한 결과 열차가 움직였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어느 쪽 말이 맞느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했다. 북한을 자극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는 “아직 최종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다만 군 정보기관과 일반 정보기관이 다른 분석 결과를 갖고 있다면 중대한 일이기 때문에 분명히 짚어야 한다. 각 기관이 정보를 공유하고 평가 내용도 함께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원세훈 국정원장 경질 주장에 대해서는 “위중한 상황이 정리되면 책임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최고 책임자의 비전문성을 지적했지만 군이든 정보 부서든 총체적으로 조직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분야는 한번의 실패가 나라의 존립을 흔드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선 대통령의 친소관계에 따라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전문성에 따라 임명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연결이 안 되는 문제에 대해 “이번 정부 들어 미국과의 관계는 정상화됐지만 중국과 관계가 안 좋아졌다. 양국 정상이 전화통화도 할 수 없는 상황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