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정세균 함게 지도부서 물러나전통 지지층 유지와 외연 확대 시급
  • 민주당 대권주자인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이 16일 야권 통합정당 출범과 함께 당 지도부에서 일제히 물러났다.

    당의 간판인 이들은 그동안 노선과 정체성을 놓고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임기 막판 최대 화두였던 야권 통합에 힘을 모으면서 어렵사리 시민통합당, 한국노총이 참여하는 신당 창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이들 3인의 지도부 사퇴는 내년 대선을 1년 가량 앞두고 당내 대권 레이스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제는 개별 주자로서 선명성을 부각하고 다른 후보와 차별화를 위한 각개약진 행보의 출발이라는 뜻이다.

  • ▲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뒤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뒤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손 대표는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고민이 많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을 기반으로 통합진보당으로 대표되는 진보진영의 지원도 받아야 하지만 중도층 표심 흡수가 최대관건이라는 문제 인식인 셈이다.

    손 대표는 재임 기간 중도적 정책과 가치를 통한 중간층 공략에 상당한 관심을 쏟았지만 일부 강경기류에다 통합진보당을 포함한 대통합 필요성 때문에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손 대표측 인사는 "손 대표가 4.27 분당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되고 야권 통합에 한국노총을 끌어들인 것은 중도층 외연 확장의 의미가 있다"며 "좌클릭도 필요하지만 얼마나 다수의견을 대변할 수 있느냐가 집권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담대한 진보' 노선에 입각한 정책행보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를 위한 `좌클릭'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뜻이다.

    현재로선 보수와 진보 간 입장차가 첨예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무효화 투쟁이 일차적 관문이다. 그는 무효화 투쟁이야말로 총선과 대산의 승리를 가늠할 핵심의제이자 민주당의 정체성을 선명히 할 기본적 가치라고 생각하고 있다.

    부자증세 등 진보적 의제와 정책을 중심으로 민주당의 선명성을 강조하는 것은 대선 승리의 관건인 통합진보당과의 대통합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 정 최고위원의 지론이다.

    한 측근은 "현안별, 정책별 공동대응을 통해 대통합의 가능성을 넓혀가야 한다"고 말했다.

  • ▲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마지막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마지막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세균 최고위원은 통합정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당권 지원과 내년 총선 승리를 넘어 대선으로 향하는 일정표를 갖고 있다.

    '통합과 균형, 조정'의 이미지로 통하는 정 최고위원은 총대선 정국을 이끌 당권 후보로 한명숙 전 총리가 적임자라고 보고 한 전 총리를 총력 지원할 계획이다.

    또 내년 4월 총선 때 수도권 성적표가 정권교체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수도권 승리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정 최고위원은 4선을 했던 전북 지역구를 버리고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정 최고위원 측은 "수도권의 승리를 기반으로 대선 경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