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짙은 스모그가 며칠째 중국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동부 지역을 뒤덮자 중국인 네티즌 수백만명이 인터넷을 통해 분노를 터뜨렸다.

    6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시나닷컴(Sina.com)에는 대기오염과 관련, 네티즌들의 댓글 440만건이 쏟아졌다.

    후웨웨라는 이름의 한 남성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글을 올려 베이징에서 선전(深玔)까지 이동하는 데 24시간이 걸렸다며 "나는 지쳤다. 이게 다 짙은 스모그 때문"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지난 5일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는 250편의 항공기 운항이 스모그 때문에 취소됐고, 주요 고속도로 또한 폐쇄됐다. 전날에도 항공기 400편이 결항됐었다.

    이날 오전에는 스모그 현상이 완화됐으나 가벼운 눈이 내려 국내선 80편과 국제선 10편이 다시 결항됐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오늘도 베이징은 스모그가 낀 멋진 날"이라며 비꼬면서 "이런 유해한 공기를 온종일 마시면 내가 얼마나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처럼 시민들이 스모그가 건강에 미칠 악영향을 염려하기 시작하면서 마스크 판매량도 급증했다.

    스모그 현상이 시작된 지난 4일 중국 최대의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淘寶)는 마스크 3만개를 팔았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다.

    베이징에 체류하는 자국민들을 위해 자체적으로 대기 측정을 하는 미국 대사관은 지난 5일 베이징의 대기 질이 '위험 수위'까지 올라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같은 날 베이징 대기가 약간 오염된 상태라고 발표, 네티즌들의 분노를 불렀다.

    이날 한 웨이보 이용자는 "정부 발표 자료와 일기예보, 사람들의 체감 사이에는 항상 큰 차이가 있다"며 "때때로 우리가 들이마시는 것이 공기가 아니라 정치가 아닌지 생각하곤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대기 오염도를 미국 대사관보다 종종 낮게 발표해 오염의 심각성을 축소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번 스모그 현상으로 대기 오염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지난 10년간(2000년~2009년) 베이징의 폐암 발병률이 56% 증가한 주원인이 대기오염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마저 나오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현지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6일 베이징 수도의과대학 폐암센터의 즈슈이 원장의 말을 인용, 그간 흡연율이 눈에 띄게 상승하지 않은만큼 "대기오염 악화에 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