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보 설왕설래에 “안 원장 말 그대로 믿자”상처 없이 민주당 입성시키기 위해? “쉽지 않을 것”
  • ▲ 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안철수연구소에서 열린 안철수연구소 사회 공헌 활동 발표 자리에 참석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 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안철수연구소에서 열린 안철수연구소 사회 공헌 활동 발표 자리에 참석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신당 창당이나 강남 출마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애매한 ‘기자회견’ 이후 오히려 정치적 행보에 대한 추측이 꼬리를 무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민주당이 갑자기 감싸고돌기 시작했다.

    ‘미래의’ 제 식구 감싸기 혹은 ‘섣부른 김칫국 마시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이미 민주당은 안 원장을 완전한 '아군'으로 분류한 분위기다.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안 원장은 ‘신당 창당’과 ‘강남 출마설’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정치 참여 자체를 부인하는 발언은 끝내 피해갔다.

    때문에 안 원장이 내년 4월 총선을 전후로 대권 의지를 표명하고 정치권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은 더욱 신빙성을 얻어가고 있다.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2일 PBC 라디오에 출연해 "안 원장의 여러 행위를 보면 정치에 전혀 뜻이 없는 사람도 아닌 것 같다"면서 "정정당당하게 나와서 우리나라 상황이 어떻고, 이를 어떻게 처리하겠다고 말해 정직하게 국민에게 검증받는 게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 될 사람은 정직하게 국민에게 평가받아야 한다" "학교에 숨어서 국민의 지지도를 쳐다보는 것은 정치할 사람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고 비꼬았다.

    하지만 이 같은 추측에 민주당은 안 원장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반응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안 원장의 말 그대로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정치 기대주로 등장한 안 원장을 두고, 언론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추측성 기사들을 쏟아내며 설왕설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적어도 안철수 원장은 자기가 한 약속은 지킬 것이라는 신뢰가 있었기에 국민들이 안 원장에게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이 대변인은 “정치권 참여 등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는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안 원장의 고민이 끝날 때 민주진보진영의 대통합정당에 합류하면 ‘더 강한 민주당’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영 불편한 기색이다. 안 원장의 정치 행보 부정에 대해 ‘곡해’하지 말라면서 오히려 민주당이 ‘왜곡’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는 “기자회견 말처럼 안 원장은 정치에 뜻이 없고 더욱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비친 적도 없었다. 그런데 마치 민주당은 안 원장이 마치 미래의 자기 식구인양 호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당직자는 “민주당이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섣부른 김칫국을 마시다 당한 기억을 벌써 잊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경계 의사를 보이는 세력도 많았다. 호남지역 한 지역구 의원은 “안 원장이 아군인지 적군인지는 누구도 모르지 않느냐. 섣불리 편가르기를 하는 것은 제1야당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