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교체’ 요구한 일부 의원들에게 선전포고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사진)가 공천 피바람을 예고했다.

    ‘물갈이’ 대상은 따로 없다. 당내 중진-초선의원 169명 전원이 범위권 안이다.

    홍 대표는 1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누구도 관여할 수 없게 엄중하고 공정하게 공천을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 그는 또 “공천기구 역시 누구도 관여할 수 없게 엄중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특히 인적 쇄신 관련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해 “‘쇄신’을 내걸어 자기 자신은 당연히 출마할 것을 전제로 인기발언하고 동료 의원을 깎아내리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나부터 국회의원 한번 하면 됐다, 당 쇄신을 하자’는 식으로 접근해야지 자신의 출마와 당선 욕심으로 쇄신을 부르짖는 것은 무책임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선 중에도 쇄신 대상이 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이는 전날 최고위원과 4선(選) 이상 중진들이 가진 비공개 연석회의에서 홍 대표가 “만일 쇄신을 위해 (한나라당을 해체하고) 재창당을 하자고 뜻이 모아지면 기득권을 다 포기할 각오가 돼 있느냐”는 발언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 자리서 홍 대표는 “‘나도 국회의원 4선이나 했다. 당을 위해 헌신할 기회가 오면 (나도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돼 있다’고도 했다”고 작심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포함한 중진들이 내년 총선 공천 때 기득권을 포기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얘기를 꺼낸 것이다.

    그는 나아가 “자신이 출마를 안할 각오가 돼있을 때 상대를 비판하는 게 옳다”고 전제, “임기 4년의 국회의원을 했다면 초선이든 4선이든 누구나 재심사 대상이 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히 “자기는 당연히 공천받는 것을 전제하고 다른 사람을 쇄신 대상이라고 해서야 되겠느냐”며 일부 의원들을 겨냥했다.

    이같은 발언은 일종의 경고로 읽힌다.

    지난달 29일 쇄신 연찬회 이후 ‘지도부 교체론’이 일단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지만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과 정두언 의원 등 일부 소장파에서 여전히 “당 쇄신을 위해선 지도부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데 대한 역공(逆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