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최경환 제안에 놀랐지만 동의해 주장한 것”최경환 “터무니 없는 얘기…내가 무슨 위치라고”
  • 한나라당 쇄신파와 친박(친박근혜)계는 홍준표 대표의 퇴진을 약속했을까. 친박계가 지난 9월 홍준표 대표체제의 퇴진과 박근혜 전 대표의 조기 등판을 쇄신파에 제안했다는 주장이 30일 제기됐다.

    쇄신파 맏형인 정두언 의원은 이날 “친박계가 먼저 홍준표 대표의 퇴진과 박근혜 조기등판을 제안했었다”고 밝혔다. 전일 당 연찬회에서 친박계가 ‘박근혜 조기등판론’을 잠재우고 홍준표 체제에 힘이 실어 준 것과 정 반대되는 내용이다.

  • ▲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 연합뉴스
    ▲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 연합뉴스

    정 의원은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장 보선 패배 시 조기 선대위 체제로 가게 될 것’이라 밝힌 뒤 최경환 의원이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는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정 의원과 같은 쇄신파인 정태근 의원과 친박 조원진 의원이 함께 배석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최 의원은 ‘홍 대표로는 (당 운영이) 안되겠으니 퇴진시키고, 박 전 대표를 중심에 세우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최 의원이 먼저 제안해 나도 놀랐지만, 공감을 표시했고 이후 공개적으로 내가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29일 연찬회에서 홍준표 대표와 사퇴론과 박근혜 전 대표의 등판론을 펼쳤으나 친박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정 의원은 “최 의원이 나중에 말을 바꾼 것은 아마 박 전 대표가 반대했기 때문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태근 의원은 “누가 제안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서울시장 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홍준표 대표 체제로는 안되고 미래지향적 선대위체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대권주자 모두가 참여하는 선대위체제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 ▲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 ⓒ 연합뉴스
    ▲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 ⓒ 연합뉴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최경환 의원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최 의원은 “만난 것은 사실이나 같은 당에 있으면서 서먹서먹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식사를 함께 한 것이 전부”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서울시장 보선을 걱정하고 박 전 대표도 열심히 선거를 도와야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오간 게 전부”라고 밝혔다. “당시 의원들이 만나면 하는 수준의 이야기, 이를테면 ‘서울시장 선거가 어려워서 큰 일이다’ 등의 주제만 나눴다. 정치적 함의를 가질만한 자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한 “만날 당시 홍 대표의 거취가 거론될 상황도 아니었고, 내가 무슨 위치라고 그런 말을 하겠느냐”고 했다.

    박근혜 조기등판과 홍준표 퇴진을 둘러싼 공방이 쇄신파-친박간 진실공방으로 비화되고 있다. 연찬회에서 재신임을 받은 홍 대표의 발걸음도 무겁게 됐다.

    또한 쇄신파-친박 간의 연대도 흔들리게 됐다. 등록금 완화,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 고용 확대 등 정책 쇄신 방향이 일치해 내년 총-대선을 앞두고 두 세력간의 연대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