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 전대파-흡수통합파 갈등 고조23일 중앙위회의, 야권통합 중대고비될 듯
  • ▲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 자료사진
    ▲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 자료사진

    한미 FTA 비준안 처리 이후 지도부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는 민주당이 이번에는 야권통합을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손학규 대표 등 당 지도부는 통합 후 전당대회를 여는 '원샷 전대'를 주장하고 있고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반발세력들은 독립 전대를 치른 뒤 나머지 세력을 흡수통합하는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이 23일 오후 통합에 대한 당내 의견수렴을 위해 개최하는 중앙위원회 회의 결과는 향후 통합 작업의 향배를 결정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혁신과통합' 등 당 외부의 제 세력을 규합해 다음달 17일 한 번의 `원샷 전당대회' 경선을 통해 단일지도부를 뽑는 방식을 상정하고 있다.

    하지만 반발세력들은 민주당이 독자 전당대회를 개최해 지도부를 별도로 뽑은 뒤 나머지 세력을 흡수통합하거나 내년 1월 신설합당하는 방법을 거칠 것을 요구하며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독자전대파의 주장에는 내년 총선에서 호남지역을 비롯한 `물갈이론'이 심심찮게 제기되는 와중에 외부세력이 공천권의 상당 부분을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중앙위 회의가 물리적 충돌을 빚을 수 있다며 회의 연기를 요구했다.

    특히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강행처리하는 과정에 민주당 지도부가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이어서 이들이 지도부 사퇴론을 들고나올 가능성도 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전쟁에 패하고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정당인데 우리가 무슨 소리를 한들 믿어주겠느냐"며 "양치기 소년의 정당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정말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 중앙위 회의를 하면 물리적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FTA 문제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는데 내부 문제로 또다시 마찰을 빚는 모습까지 보이면 안된다"고 우려했다.

    독자 전당대회 추진을 위해 대의원 서명을 받아온 임시전대추진위원회는 현재 대의원의 3분의 1 가량인 4천명의 서명을 받았다며 중앙위 결과를 지켜본 뒤 전대 소집요구서 제출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당 지도부는 `원샷 통합전대' 반대보다 찬성 여론이 더 높다고 판단하고 중앙위 회의를 통해 당내 논란을 해소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도부 사퇴론에 대해 "마땅히 지적할 수 있지만 공교롭게 FTA 국면과 통합 문제가 중첩돼 있다"며 "지도부가 통합을 만들어내는 것이 무한책임을 지는 자세"라고 말했다.

    김영춘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을 이길 힘을 기르고 FTA 독소조항을 철폐해 새로운 국가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야권통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장선 사무총장은 "중앙위원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각종 논란을 충분히 설명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