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주년 기념 앨범 '컨티뉴엄' 발매 및 전국 20여 개 도시 투어 돌입SM클래식스와 손잡고 클래식 대중화 선언, 후학 양성 위해 국제 콩쿠르 개최
  • ▲ 소프라노 조수미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 기념행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소프라노 조수미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 기념행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1986년 10월 26일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의 베르디 극장. 정막을 깨고 무대 위로 한 여인이 올랐다. 동양에서 온 가녀린 체구의 소프라노 조수미.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화려하게 비상한 그날은 단순히 한 성악가의 데뷔 무대가 아니었다. 변방에 머물던 한국 클래식이 세계 오페라사의 중심부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서막이자, '신이 내린 목소리'의 탄생을 알린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지난 40년은 낯선 무대에서 음악 하나를 믿고 걸어온 시간이었다. 정말 감사하다. 스스로에게 '장하다, 대견하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프리마돈나 조수미(64)가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을 맞아 지난 음악 여정을 집대성하고, 새로운 도전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조수미는 지난 6일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0주년 기념 프로젝트의 핵심 가치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포문을 여는 것은 스페셜 앨범 'CONTINUUM(컨티뉴엄)'이다. 라틴어로 '계속된다'는 의미를 담은 이 음반은 조수미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 산하 클래식·재즈 레이블 SM클래식스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제작됐다. 음반에는 고난도 '콜로라투라' 아리아, EXO(엑소) 수호와의 듀엣곡 '로망스', 작곡가 이루마 '앙코르',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의 피처링 등 장르를 넘나드는 11곡이 수록돼 조수미 특유의 음악적 확장성을 증명했다.
  • ▲ 조수미 유럽 첫 오페라 데뷔 사진. 오페라 '리골레토' 이탈리아 베르디 극장(1986.11)ⓒSMI엔터테인먼트
    ▲ 조수미 유럽 첫 오페라 데뷔 사진. 오페라 '리골레토' 이탈리아 베르디 극장(1986.11)ⓒSMI엔터테인먼트
    "저는 K팝을 굉장히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고, 언제나 용기 있는 도전을 즐기는 오픈 마인드의 예술가다.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예술가들이 만나 새로운 음악적인 언어를 만들어내는 것을 원했다. 클래식의 엄숙함을 벗고 SM이 갖고 있는 방대한 콘텐츠를 통해 대중과 더 가까이 소통하고 싶었다."

    조수미는 오는 9일 창원 성산아트센터 공연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전국 20여 개 도시를 순회한다. 서울 공연은 9월 4·8일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4일에는 단독 리사이틀이, 8일에는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최종 수상자들과 함께하는 무대가 예정돼 있다.

    첫 공연지로 창원을 선택한 이유는 특별하다. 조수미는 "창원은 돌아가신 부모님이 태어나고 자라신 곳이자, 내 커리어에 용기를 주신 두 분의 숨결이 닿은 곳"이라며 "부모님께 앨범의 라이브를 가장 먼저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예술가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는다. 7월 5~11일 프랑스 중부 루아르 지방의 고성 '샤토 드 라 페르테 엥보'에서 '제2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를 개최한다. 올해는 전 세계 55개국에서 500여 명의 신예 성악가들이 지원했다. 본선에는 24명이 진출하며, 이 가운데 9명이 최종 결선에 올라 1~3위를 놓고 경쟁한다.
  • ▲ 소프라노 조수미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 기념행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소프라노 조수미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 기념행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조수미는 "솔직히 콩쿠르에서 젊고 재능 있는 성악가를 만나는 일이 40주년 기념 공연보다 더 설레고 기쁘다"며 "단순히 상을 주는 멘토를 넘어 함께 무대에 서는 '빅 시스터(큰 언니)' 같은 마음으로 후배들의 국제 무대 진출을 돕겠다"고 밝혔다.

    조수미는 40년 음악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17년 남북 성악가 합동 공연을 꼽았다. 앙코르 곡조차 마음대로 정할 수 없는 북측의 현실을 보며 "예술가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권리는 자유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조수미의 행보는 무대 위에만 머물지 않는다. 2026 삼성호암상 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그는 상금 기부뿐만 아니라 장애 아동 지원, 유기견 구조 등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으로 △깊이 있는 음악 연구 △인성과 재능을 겸비한 후배 양성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는 대중적 공연 기획 등 세 가지를 약속했다.

    "지난 40년 때로는 외롭기도 했지만, 오직 음악 하나만을 이정표 삼아 묵묵히 걸어왔다. 세계 어디에 서든 제 마음 깊은 곳에는 항상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있었고, 그 마음이 저를 지탱해 준 가장 큰 힘이었다. 앞으로도 익숙한 길에 머무르지 않고, 음악을 통해 사람의 마음에 오래 머무는 울림을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