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통합 선언-1월 지도부 선출로 가닥신기남 상임고문 중재 능력이 결정적
  • ▲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
    ▲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

    야권 통합 전당대회 방식을 놓고 극심한 내홍을 겪었던 민주당이 ‘先통합-後경선’ 방식으로 서서히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27일 밤 시내 모처에서 만나 신기남 상임고문이 제시한 이 같은 당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야권 통합 전대 방식과 관련, 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야권의 모든 당권주자가 출마하는 ‘원샷 통합전대’를 주장해 왔고, 박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단독전대파는 “민주당 전대를 먼저 열어 지도부를 선출한 후에 통합을 추진하자”고 맞서왔다.

    양측은 지난주 열린 당무위원회와 중앙위원회 등을 통해 잇따라 충돌했으나 주말을 거치면서 신기남 상임고문이 제안한 ‘임시 지도부를 구성해 12월에 먼저 민주당 전대를 열어 통합을 결의하고, 통합정당 지도부 선출은 1월로 미루자’는 중재안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중재안은 양 측 모두의 양보가 요구된 방안이지만, 손 대표가 끝까지 주장했던 ‘통합 전당을 이룬 뒤 당 지도부를 뽑자’는 방식은 결국 관철된 것이어서 사실상 손 대표의 뚝심이 이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때문에 전당대회 이후 차기 대권 주자로 발돋움하려는 손 대표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양 측 모두 대승적 결단이었다. 민주당은 물론 통합 당사자인 ‘혁신과통합’ 쪽에서도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중재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신기남 상임고문의 역할이 컸다. 신 상임고문은 이날 ‘박지원 의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단독전대파를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그는 박 전 원내대표에게 “진정으로 민주당을 아낀다면 이제 대승적인 결단을 해야 할 때”라며 “민주당 단독 전당대회 주장을 거둬들이고 대다수 의원들의 공감대가 모아진 ‘선통합-후경선’ 방안에 합의를 이루자”고 간곡히 부탁했다.

    박 전 원내대표도 당론이 중재안으로 기우는 상황에서 더 이상 독자 전당대회를 주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 상임고문은 "소모적인 혼란을 거듭해왔던 그간의 통합 논의가 이제라도 활로를 찾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