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야당과 같은 맥락으로 수차례에 걸쳐 보도
  • 북한이 각종 매체들을 총동원해 한-미 FTA를 ‘매국적 행위’로 촛불집회와 같은 반(反)정부 시위를 선동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동 이후 북한의 이러한 공세는 남한의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는 흐름에 맞춰 남한정권을 비난하고 남한사회의 여론 분열을 부추기려는 전술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의 행태가 일부 야당의 한-미 FTA 반대 움직임과 맥을 함께하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정부 당국이 취합한 북한매체 보도 경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대남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 등을 총동원해 한-미 FTA 기사 15건을 쏟아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9일 ‘남조선미국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민심’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남조선 각계에서 매국적이며 굴욕적인 자유무역협정을 강행하려는 현 집권 세력과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남조선에서 전개되는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을 두고’라는 글에서는 한-미 FTA를 비난하는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부장과 대담을 소개했다.

    익명의 민화협 부장은 “지금 남조선의 시민사회단체들과 노동자, 농민, 대학생, 중소상인, 종교인을 비롯한 각 계층 인민들이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대중적인 집회와 모임, 촛불시위를 전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내용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도 전날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의 촛불집회 소식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앞서 우리민족끼리는 지난달 19일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경제도 깡그리 미국에 팔아넘기고 말았다”는 공세를 폈다.

    지난 14일 노동신문은 “남조선인민들은 반보수 투쟁을 더욱 과감히 벌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15일 민주조선은 “제2의 광우병 촛불사태로 불리는 대중적 촛불투쟁으로 역적패당이 더욱 심각한 통치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명박 정부를 ‘사대 매국노’, ‘현대판 을사오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조선중앙TV는 최근 5차례에 걸쳐 한-미 FTA 시위 모습이 담긴 화면을 방영했다.

    한편,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민노당은 연일 한-미 FTA를 “제2의 을사늑약”이라며 여권을 비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