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협상모드’···민주 ‘ISD절충안’ 45명 지지민주 지도부 부정적···與 찬반혼재로 낙관은 못해
  • 여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2차 디데이(D-day)를 하루 앞둔 9일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물밑절충을 시도했으나 구체적인 결과물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마련 중인 ‘ISD 절충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다만 민주당이 ISD 절충안에 대해 소속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고,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절충안을 당론으로 채택할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이날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준안을 처리하지 않았다.

    또 여야는 10일 본회의를 열지 않고 금주까지 물밑협상을 지속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관계자 모두 “내일은 본회의가 열리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본회의가 취소되면 비준안 처리는 자동으로 연기된다.

    여야가 협의를 모색 중인 민주당 절충안은 “한-미 FTA 비준안 발효 즉시 ISD 존치 여부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는 약속을 미국에서 받아오면 비준안 처리를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않겠다”는 것이 골자다. 강봉균, 김성곤, 최인기, 김동철 의원 등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전체 의원 87명 가운데 현재 45명의 의원으로부터 구두 내지 서면 동의를 받았으며, 김진표 원내대표도 이 절충안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학규 대표는 절충안에 부정적이지만 지지 의원이 많을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내부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개별 의원들이 비슷한 협상 목소리를 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단 민주당의 ISD 절충안을 긍정평가하면서 당론 채택시 검토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내 의회주의자들이 안을 만들어서 다시 한 번 협상의 문을 열겠다고 하면 최대한 성사를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민주당 당론이 정해지는 것을 보면서 다음 행보를 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남경필 최고위원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민주당에 새로운 흐름이 생겨났고 이를 높이 평가하며 감사하게 생각한다. 당분간 기다리고 좀 더 대화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전히 여야 절충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ISD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차와 함께 손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문까지 거부한 만큼 이번 절충안 역시 당론 채택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여야간 막판 절충 노력이 무산되면 결국 여당이 향후 본회의에서 단독처리를 시도하고, 이에 맞서 야당이 결사저지에 나서면서 양측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