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강경론'에 40여명 의원들 '반기'온건파 "비준안 발효 즉시, ISD 협상하면 저지 안해"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 '불협화음'이 빚어지고 있다.

    야권통합정당 구상을 밝힌 당 지도부는 투자자 국가 소송제(ISD)에 대한 재협상 약속 없이는 비준안 처리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민노당 등 통합대상으로 두고 있는 정당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반면 여야 대치가 열흘을 넘어서자 타협점을 모색해야 한다는 일부 의원들의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 정부는 의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한국 정부에 재협상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얼마나 논의했다고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밀어붙이려 하나"고 다시 협상테이블에 앉을 것을 요구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정부는 지금이라도 ISD 재협상 약속을 받아와야 한다. ISD 폐기에 대한 논의 없이는 비준을 허용할 수 없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 ▲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의 한미FTA 강행처리 방침을 비판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의 한미FTA 강행처리 방침을 비판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당내에서는 김성곤, 최인기, 강봉균, 김동철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미FTA 비준안 발효 즉시, ISD 존치 여부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는 약속을 받아오면 비준안 처리를 저지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당 지도부의 '강경론'을 전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다.

    특히, 40여명의 의원들은 구두 및 서명운동을 전개, 당론 변경을 위한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인 최인기 의원은 이날 오전 "당내에서 동조하는 기류가 많다. 독자적인 목소리를 못내고 민주당과 강령이 다른 민노당과 행동을 같이 하는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높다. 한미FTA 뿐만 아니라 야권통합에서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김성곤 의원도 "이미 지난 의총에서 나왔던 이야기를 한 것이다. 사실상 ISD를 재협상에 올리자는 건데 양국 정부가 재협의에 나서면 우리도 실력저지를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이 절충안을 만든 것은 아니다. 현재 의원들은 서명받기를 중단했다"고 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평화방송에 출연, 일부 의원들이 ISD관련 절충안을 새로 만든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잘못된 오보"라고 진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