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해외 친북사이트 급증, 포털 카페 활개"...종북사이트 운영자중 초중학생이 12% 넘어
  • 종북세력들이 국내법의 영향권을 벗어난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 위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네티즌들을 분노케했던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이하 사방사)' 회원들은 '철기전사(인민군을 의미)'라 자칭하며 각종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거나 블로그 등을 열어 활동 중이라고 한다.

    이들은 토론 사이트 '서프라이즈' 등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조선반도의 주인'이라고 말하는 가 하면 폐쇄된 종북 카페 운영자 황길경 씨(구속)를 거론하며 투쟁을 선동하기도 했다.

    경찰이 신학용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11년 동안 경찰이 적발한 해외 종북사이트는 127개에 달한다. 경찰은 이중 88개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한 상태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53건, 일본이 29건, 중국이 19건, 북한이 5건이었다.

  • ▲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 회원이라는 사람이 타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글. 국정원 홈페이지에 운영자를 석방하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 회원이라는 사람이 타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글. 국정원 홈페이지에 운영자를 석방하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경찰이 밝힌 연도별 해외 종북사이트 적발 건수는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9건이었지만 2009년에 10건, 2010년 16건, 올해 들어서는 10월까지만 22건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연말까지 해외 친북사이트에 게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친북 게시물은 약 2만8,700건으로 지난해의 2배를 넘는다고 한다

    해외 친북 SNS는 2010년 처음으로 33건을 차단한 데 이어 2011년 10월까지만 186건을 차단했다. 경찰이 차단한 해외 종북 SNS 계정도 219개로 친북 사이트와 SNS 계정을 모두 합치면 같은 기간 폐쇄한 국내 불법 카페 수(292개)를 넘어선다.

    경찰은 또한 “이처럼 종북 사이트들이 급증하는 것은 종북주의자들이 국가보안법을 피해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 종북 사이트는 서버 등을 해외에 뒀지만, 제작자나 회원은 국내에 머무르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하지만 국내에 종북사이트 운영자가 있으면 처벌할 수 있지만 해외에 체류 중인 경우엔 처벌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 ‘종북카페’를 개설해놓고 북한의 대남공작 사이트에서 퍼온 사진·동영상을 그대로 배포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았다. 

  • ▲ 사방사 회원들이 새로 모인 '임시 사방사(http://cafe.daum.net/softversionSBS). '다음'에서 지금도 검색된다. 블로그에는 사방사 운영자인 '황길경' 씨의 글 모음과 김정일 부자 찬양글, 추종자들의 댓글이 게시돼 있다.
    ▲ 사방사 회원들이 새로 모인 '임시 사방사(http://cafe.daum.net/softversionSBS). '다음'에서 지금도 검색된다. 블로그에는 사방사 운영자인 '황길경' 씨의 글 모음과 김정일 부자 찬양글, 추종자들의 댓글이 게시돼 있다.

    경찰청 보안국은 국내 포털에서 활동 중인 종북 카페와 해외 사이트를 수사한 결과 ‘다음’에 운영 중인 카페 '임시OO', '통일OO○' 등을 폐쇄하고 해외 종북사이트인 'OO연구소', '재미OO'을 차단해달라고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 오는 11월 1일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2010년부터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진행해 임시OO 회원 27명, 통일OO 회원 5명을 입건하고 나머지 혐의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486명의 회원을 가진 ‘임시OO’는 연평도 포격 이후 폐쇄된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이하 사방사)'의 후신으로 1,300여 건의 친북선전물을 게재하고 있다. 회원수 1,416명의 '통일OO'에 게시된 종북 선전물도 1만1,000여 건에 달한다.

    이들 카페에는 '우리 국민의 아버지이고 민족의 영웅이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장군님 만세'라는 표현에서부터 '김정일 장군님은 누구실까'라는 제목의 연재글이 52회에 걸쳐 게재되기도 했다.

    최근 검거된 피의자 중에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링크한 친북사이트가 차단되자 ‘클라우드 서버’ 형태의 해외친북사이트로 유도한 사례도 있다.

    지난 11년간 폐쇄된 국내 포털의 불법 카페는 292개, 삭제된 게시물은 17만여 건이었다. 이와 관련해 사법 처리된 사람은 195명이다.

    사이버상의 보안 침해 행위도 최근 급증해 지난 3년간 폐쇄된 종북 카페 또는 사이트만 281개나 된다. 이중 네이버에 개설된 카페가 115개(40.9%)로 가장 많았고 다음 97개(34.5%), 싸이월드 21개(7.5%)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논란을 일으켰던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 회원들도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는 이미 폐쇄됐지만, 사방사의 잔존 회원들이 만든 '철기전사(인민군)'는 ‘사방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다음'에 임시 사방사 카페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 300여 명의 사방사 회원들은 각자 블로그를 만들어 활동 중이었다. 문제는 '다음'에서 검색하면 이들의 글을 모두 볼 수 있고 차단조치도 안 되어 있다는 점. 

  • ▲ 커뮤니티 사이트 '서프라이즈' 토론방에 모인 사방사 철기전사 회원들. 사방사 폐쇄 이후 이들은 각 커뮤니티에서 활동 중이다.
    ▲ 커뮤니티 사이트 '서프라이즈' 토론방에 모인 사방사 철기전사 회원들. 사방사 폐쇄 이후 이들은 각 커뮤니티에서 활동 중이다.

    '철기전사'는 사방사의 일반회원 300여명으로 김일성ㆍ김정일ㆍ김정은을 찬양하는 일종의 총성맹세문인 '님에게 바치는 시'를 작성한 사람들이다.

    사방사 회원이었던 정 모 씨(44)는 연평도에 아예 머물면서 "연방제 통일방안은 위대한 수령님께서 내놓으신 정당한 통일방도"라는 내용을 담은 이적표현물을 연평도에 유포하는 등 친북 활동을 계속해 온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사이버 공간에서 친북 활동을 하는 사람 중 교사, 공무원, 군인 등 확고한 안보관을 가져야 할 직업군까지 포함된 것은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한 종북 사이트 운영자 중 초·중학생이 13.2%나 돼 학생에 대한 안보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찰은 어린 학생들이 사이월드 미니홈피 등에서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친북 선전문을 올려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불법사이트는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해외친북사이트에 게시된 사진, 동영상 등 선전물을 그대로 다운받아 북한의 선전도구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보안 사이버 수사 요원을 증원하고 심각한 이적행위자 수사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학용 의원은 "해외에 서버를 둔 친북사이트가 급증하는데 국정원이나 경찰 모두 내국인 활동 현황조차 파악 못 하고 있다"며 "접속 차단은 임시방편에 불과한 만큼 외국 정보 당국과 공조 수사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