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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오세훈 '아바타'로 나서는 게 나았을지도…”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패배했다. 석패라고 위로하기에는 무소속 박원순 당선자와의 득표차가 너무 컸다.
이번 선거에서 나 후보가 얻은 득표수는 186만7천880표. 박 당선자와는 29만596표나 차이가 났다. 득표율로 7.19%P 차이다. 애초에 불리했던 선거구도에 안철수 바람까지, 패배에 대한 변명거리는 얼마든지 많다.
하지만 0.6%P에 불과했던 지난 5회 서울시장 선거 오세훈-한명숙의 혈전에 비춰본다면 기대했던 박빙조차 연출하지 못한 것은 못내 석연치 않다.
“전면적 무상급식은 반대한다. 하지만 서울시의회와 상의해 결정하겠다.”
나 후보가 내세운 공약의 콘셉트는 “오세훈 시장의 정책 중 좋은 것은 그대로 이어가되 나쁜 것은 고치겠다”였다. 앞서 발언처럼 무상급식에 대해서도 선별적 정책을 내세웠지만, 확고하지는 않았다. 오세훈 아바타가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이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숫자가 있다. 215만7천772표. 지난 8.24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수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사상 초유의 투표 거부 운동에도 꿋꿋이 투표장에 나와 오세훈 전 시장에게 힘을 실어준 사람들이다.
이 표를 나 후보가 모두 끌어왔다면 결코 이렇게 쉽게 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215만표 모두가 한나라당이나 오 전 시장을 지지한 표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 중 90% 가량을 오 전 시장의 표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90%면 190만표가 넘는다. 하지만 나 후보의 총 득표수는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 유세를 등에 업고도 이 숫자를 넘지 못했다. 어설픈 양다리 전법이 오히려 화를 불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책이 없다”며 줄곧 박원순 후보를 공격했지만, 정작 나 후보도 “오세훈 정책을 베꼈다”며 박 후보 측으로부터 반격을 받았다. “나는 오세훈과 다르다”고 외쳤지만, 유권자들은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승리를 안겨준 ‘강남 몰표’ 현상이 이번 선거에서는 침묵했다.
나 후보 캠프 관계자는 “강남3구의 투표율이 생각보다 저조했던 것이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 6.2지방선거와 비교하면 투표율 측면에서 대략 6~10%정도의 차이가 났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