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캠프 모두 극도의 입조심, 지지층 결집에 '고심'"승산 충분하다"면서도 "안심할 수 없다"
  • 나경원-박원순 두 선거 캠프 모두 극도의 입조심을 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양 측 모두 대변인 논평을 통해서는 "승리를 확신한다"고 하고 있지만 물밑으로는 판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외의 변수 안철수 교수의 등장에 이어 선거운동 마지막 날 나 후보의 손을 붙잡은 박근혜 전 대표의 마지막 뒷심이 얼마나 통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나 후보 측은 보수세력 결집이 어느정도냐가 승부처로 보고 있고, 박 후보는 선거 막판 좌파 세력의 응집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결국 누가 더 지지층이 두꺼우냐가 내일의 승자를 가를 전망이다.

  • ▲ 2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내 나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에게 '정책수첩을'을 건네고 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시민들과의 대화속에서 시정과 관계된 이야기를 적은 수첩을 한장 한장 넘기며 주요 정책ㆍ건의사항을 읽었고, 나 후보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였다. ⓒ 연합뉴스
    ▲ 2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내 나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에게 '정책수첩을'을 건네고 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시민들과의 대화속에서 시정과 관계된 이야기를 적은 수첩을 한장 한장 넘기며 주요 정책ㆍ건의사항을 읽었고, 나 후보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였다. ⓒ 연합뉴스

    ◇ 나경원 '조국 교수 노인폄하 발언' 내세워 보수층 독려

    나 후보 측은 선거 막바지 터진 조국 서울대 교수의 실언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박 후보 선거캠프 멘토로 활약 중인 조 교수는 22일 “서울 노친네들 설득하기 힘드네요. 그래서 아버지와 어머니한테 25일부터 27일까지 수안보 온천 예약해 드렸습니다”라는 팔로워의 글에 “진짜 효자”라고 답했다가 빈축을 샀다.

    나 후보 측 관계자는 "조 교수의 이번 발언이 당사자인 노년층은 물론, 청장년층까지 돌아서게 만들고 있다"며 "선거 막바지 이 부분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황우여 원내대표와 김정권 사무총장이 25일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어르신들은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투표장에 가달라", "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투표장에 많이 가게 하는 게 승리의 관건"이라며 적극적인 투표 독려 활동을 거듭 주문했다.

    하지만 여전히 판세 전망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대외적으로는 "나 후보에 대한 여론 지지율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안 원장의 박 후보 지지 이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선대위 홍보본부장 진성호 의원은 "안 원장의 박 후보 지지 전날(23일)까진 우리가 이기고 있는 걸로 나왔지만 이후 판세는 잘 모르겠다"며 "어제(24일) 개인적으로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나 후보가 이기는 걸로 나오긴 했지만 (안 원장의 박 후보 지지) 영향이 완전히 반영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선 적극 투표층에서 우위를 보여 왔던 나 후보가 오히려 박 후보에게 밀리는 결과가 나왔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 ▲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시청 광장에서 공동선대위원장들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시청 광장에서 공동선대위원장들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박원순 "승기 잡았나 싶었는데..."

    박 후보 측도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안 원장의 박 후보 지지로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과 "박 후보와 나 후보 간의 오차범위 내 접전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혼재된 양상이다.

    박 후보 선대위의 송호창 대변인은 "양쪽 지지층이 결집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주 팽팽한 박빙일 것으로 본다"면서도 "안 원장이 선거전 한 복판에서 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다시 밝힘으로써 많은 부동층이 박 후보 지지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아름다운재단과 관련한 연이은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상황인데다, 여전히 '따로 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박 후보 측과 민주당, 민노당 등의 선거운동은 자칫 어렵게 모인 응집력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 후보 선대위의 우상호 대변인은 "현재 지표상에선 박 후보가 앞서고 있는데 응집력 면에선 이완되는 느낌"이라며 "안 원장의 지원이 우리 쪽 사기를 올린 건 사실이나 오히려 응집력은 약화시킬 수 있는 반면, 보수 진영은 '안철수가 나왔기 때문에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해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서울지역 민주당 한 국회의원도 "사실 안 교수가 선거캠프를 방문했을 때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보수 진영의 결집이 심상치 않다"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와는 반대로 민주당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박 후보가 나 후보에 비해 아주 근소하게 뒤처지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