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일절 언급하지 않겠다" 비교 자체 'NO'친박의원 "안철수 지원은 나경원 지지세 결집"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안철수 바람’을 잠재울 수 있을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4일 박원순 야권 후보를 지원키로 하면서 박근혜 대표측의 반응이 주목을 끌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일으키는 선거바람인 박풍(朴風)과 안철수 원장이 진원지인 안풍(安風)이 부딪힌 후폭풍은 내년 총-대선까지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 ▲ 지난 23일 오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서울 강북구 번동 북서울 꿈의숲에서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연합뉴스
    ▲ 지난 23일 오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서울 강북구 번동 북서울 꿈의숲에서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연합뉴스

    박 전 대표측은 안 원장의 박 후보 지원에 대해 거리를 두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거기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다.

    박 전 대표의 경우 이미 대권주자로서 명확한 실체가 있는 정치인이지만 안 원장은 정치인으로서의 존재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그런 안 원장과 박 전 대표가 비교 되는 것 자체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24일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일절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어느 날 뜬금없이 나온 듯한 안 원장이 간단치 않은 정치 인생을 걸어온 박 전 대표와 같은 반열에 오르는 게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마당에 만일 박 후보가 승리한다면 서울시장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지원에 총력을 기울인 박 전 대표가 정치적 입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친박(친박근혜)계에서는 `안풍'의 위력을 평가절하하는 기류가 강하게 흐른다.

    한 친박 의원은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 이틀 앞두고 지원한다고 판세가 바뀌겠느냐"고 했다. 다른 의원은 "안 원장의 박 후보 지지는 오히려 나경원 후보 지지자들의 결집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선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어느 `바람'의 파괴력이 더 클지에 대해선 관측이 엇갈렸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시민과의 스킨십은 박 전 대표가 훨씬 많았고 이 때문에 보수층은 더 공고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안 원장이 시민정치의 아이콘으로서 선거기간 `상처'를 당한 박 후보를 시민 대표후보로 되돌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위력이 크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홍형식 한길리서치 대표는 "나경원 후보가 10%포인트가량 뒤진 상황에서 박 후보와 비슷한 지지도로 올라가는 데는 박 전 대표의 영향이 굉장히 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반면 지금 박 후보 지지도에는 안철수 효과가 많이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선거 전날인 25일 오전 나 후보 선거캠프를 방문한 뒤 오후 서울지역을 돌며 지원에 나선다. 박 전 대표가 지난 13일 10.26 재보궐 선거가 시작된 이후 나 후보 캠프를 직접 찾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