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교수 지지 효과에 두 후보 모두 '촉각'
  •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 재보선 마지막 TV토론회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시더룸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서울시장 후보 초청 TV토론회에서 막판 표심을 잡기 위해 상대방을 몰아붙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토론의 핵심은 역시 ‘안철수’였다. 사회를 맡은 노동일 경희대 법학과 교수는 박 후보에게 이른바 '안철수 효과'에 편승해 지지율이 상승한 부분을 지적했다. 전날인 23일 안 교수는 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고, 24일 박 후보를 방문해 편지를 전달했다.

  • ▲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후보(왼쪽)와 범야권 박원순 서울시장후보가 24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밝게 웃고 있다.ⓒ연합뉴스
    ▲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후보(왼쪽)와 범야권 박원순 서울시장후보가 24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밝게 웃고 있다.ⓒ연합뉴스

    다음은 안철수 교수에 대한 두 후보의 문답

    나경원 - “최근에 여론조사 지지율 변동 부분이 있고, 여러 가지 보도가 나왔기 때문인지 (박 후보 측에서) 안 교수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요구했는데, 이러한 부분은 결국 시민들에게 시장으로서의 자질에 대한 신뢰를 상당히 의심스럽게 하지 않을까 지적한다”

    박원순 - “저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했다. 제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고 멘토 분들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좋은 분들이 제 주변에 있는 것도 좋은 능력이라 생각한다”

    나경원 - “서울시장은 외로운 자리고 스스로 판단하는 자리다. 자력으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박 후보는 여러 가지 과정에서 남의 도움을 받았다. (이 같은 활동은) 자문을 구하고 의견을 소통하기보다는 남에게 의지하고 기대려는 부분이 있다”

    박원순 - “서울시장이 되더라도 각종 전문가들과 국제적으로 사귄 분들과의 힘으로 (서울시정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 원장과 오랫동안 교분을 쌓아왔고, 제가 일하는 아름다운재단 등에 힘을 실어줬다. 너무 감사한 일이고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인생을 살아갈 예정이다”

    나 후보에 대한 공격도 이어졌다. 나 후보가 엘리트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서민의 삶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내가 참 많이 받고 행복한 삶이었던 것은 맞지만, 이 자리에 올 때까지 치열하게 싸워왔다”며 “서민처럼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을 바탕으로 정치를 해온 저의 철학과 가치가 이번 선거를 통해 고스란히 보여질 것이고 앞으로의 시정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과 공약에 대한 검증 과정도 있었다.

    나 후보는 “원래 공약에는 '재건축·재개발의 과속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재건축에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한다고 한다”며 “(재건축의) 연한 완화에 대해서도 원래 반대한다고 했다가 심의를 해서 조정하겠다고 한 것은 이제야 서울시민의 뜻을 알게 되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후보가 그동안 몇가지 공약이 비판을 받았고 지금 와서는 그런 부분에 대한 입장이 완전히 180도, 극과 극으로 바뀌었다"며 "양화대교도 완성하지 않고 남겨둔다고 했다가 이제 완공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공약의 일관성 부족을 비판했다.

    박 후보는 "지난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때 나 후보가 '세금 추징은 국세청이 하지, 어떻게 서울시가 거두냐'고 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따졌다.

    또 "나 후보가 발표한 '맹모안심 프로젝트'는 2011년 8월까지 학교 주변에 CCTV를 설치하겠다고 했는데 이미 8월은 지났다"며 "오세훈 전 시장의 공약을 그대로 베끼다 보니 실수가 벌어진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