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 우려···한나라당 강행처리 예고”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 해외 출국도 미룬 상황
  •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또 다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한나라당이 21일 임명동의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키로 결정하면서 민주당이 ‘보이콧’을 반복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20일 국감대책회의에서 이용훈 대법원장 임기가 24일로 만료되는 점을 언급하며 “내일 오전 본회의에서 표결에 임하고 의결절차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그동안 양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의 동시 표결처리를 전제해왔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조 후보자의 이념성향에 대한 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로 동시 처리에 차질이 생기자 사법부 수장의 공백사태를 막기 위해 양 후보자 임명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 ▲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우)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연합뉴스
    ▲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우)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연합뉴스

    특히 의결정족수 확보 차원에서 해외공관 국감을 위한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출국도 21일 오후로 미루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석하더라도 정족수상 통과는 가능하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에 출석해 임명동의안 표결에 응할지는 불확실하다.

    자당이 추천한 조 후보자 선출안에 한나라당이 동의하거나 적어도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임명동의안 처리에 응할 수 있다는 전제조건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본회의 참여 여부는 내일(21일) 오전 의총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조 후보자 선출안과 양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함께 통과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한나라당이 양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단독 상정한다면 민주당은 본회의에 불참하며 보이콧을 불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박희태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임명동의안을 국회의장 직권으로 상정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이 본회의에 조 후보자 선출안까지 상정할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한나라당 원내 관계자는 “우리끼리 적절한 시점에 결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선출안이 부결돼 정국경색이 오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