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환 '권고적 찬성' 당론 놓고 여야 이견 계속박희태 의장 직권상정 거부..21일 본회의 다시 열기로
  • 민주당은 오늘도 ‘보이콧’이었다.

    결과적으로 국회는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과 조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안을 또 다시 처리하지 못했다.

    16일 오전부터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답답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조 후보자는 “민주당 추천 몫”이라며 우호적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의원들은 조 후보자의 이념성향에 격렬히 반발했다. 거의 대부분 의원들이 반대하는 분위기였다는 설명이다.

    조 후보자 인준을 ‘권고적 찬성’ 당론으로 채택해달라는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의 요청이 언급된 대목에서는 짜증섞인 반응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대변인은 <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찬성을 당론으로 정해놓고 표결을 진행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에 정말 어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 ▲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과 조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던 국회 본회의가 16일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처리되지 못한 채 정회가 됐다. 박희태 국회의장의 정회 선언 뒤 의원들이 본회의장 밖으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과 조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던 국회 본회의가 16일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처리되지 못한 채 정회가 됐다. 박희태 국회의장의 정회 선언 뒤 의원들이 본회의장 밖으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은 두 안건을 자율투표에 부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으나 조 후보자에 대한 ‘비토’는 이미 굳어진 상황이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민주당 손학규 대표로부터 “통 큰 정치를 해달라”는 협조요청 전화를 받고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속 의원이 151명이나 모였던 만큼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불참 속에 자유선진당-미래희망연대와 함께 강행 처리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정국경색을 피해가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오전부터 조 후보자 선출안의 통과를 위해 온 힘을 쏟았다. 김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에게 “빠짐없이 본회의에 출석하라”고 지시를 내려 구속 후 최근 집행유예로 풀려난 강성종 의원까지 국회에 나왔다.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이 조 후보자를 거부하는 것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조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선(先)해결 및 동의없이 양승태 대법원장 인준투표에 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 선출안에 협조하지 않으면 양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응하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을 한나라당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실제로 한나라당에서는 양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국회의장 직권상정 카드까지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희태 국회의장이 강하게 반대했다는 후문이다.

    박 의장은 오전 자신을 찾아온 양당 원내대표에게 “사법부 수장의 임명동의안을 국회가 처리하면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여야의 합의를 당부했다.

    여야는 끝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두 인사안 모두 상정이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