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차출론’ 의견 갈려
  • “이렇게 되면 나경원 뿐이다.”

    한나라당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놓고 이렇다 할만한 대안을 찾지 못하면서 당 일각에선 여권 후보군 중 지명도 1위인 나경원 최고위원 외에 대안이 없다는 의견이 부상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8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누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는게 좋겠느냐"는 질문에 나 최고위원(30.4%)이 1위를 차지했다.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의 서울시장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나 최고위원은 여권 후보 중 가장 높은 12.6%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와 함께 지난 4.27 분당을 재보선에서 ‘정운찬 전 총리 영입론’이 당에 상처만 남긴 채 무산된 경험도 “결국 나 최고위원밖에 없지 않느냐”는 일각의 주장을 거든다.

    외부인사 영입에 힘을 실어온 홍준표 대표도 최근 당내 인사를 함께 검토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야당 후보와 대척점에 있는 최적의 맞춤형 후보를 내는 게 도리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당 내외의 중지를 모을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지금 당이 자기 계산에 주판알을 먼저 튕기고 있는 것 아니냐. 조그만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과 유리된 욕심도 벗어던져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돌풍’으로 후보 선정에 진통을 거듭하는 당 운영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읽힌다.

    이러한 가운데 소장-쇄신 그룹 사이에서는 ‘김황식 차출론’이 꺼지지 않고 있다. 김 총리가 안정적 국정수행 능력을 인정받았고 경륜이 풍부한 만큼 ‘안풍(安風)’을 꺾을 적임자라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선거 구도를 ‘안정 대 바람’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현직 총리를 내세움으로써 여권 전체가 ‘배수의 진’을 쳤다는 의미를 부여한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하지만 김 총리가 기자들과 만나 “적절치 않다”며 출마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는 등 ‘차출론’의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말도 나온다.

    진성호 의원은 트위터에서 “총리 본인은 뜻이 없다는데 청와대를 동원해 출마시킨다면 정권심판론 선거로 흘러 필패할 듯”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권 일각에서는 호남 출신으로 시민단체에서 오래 몸담아온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각계의 신망을 받는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을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등의 이름도 계속 거론된다.

    한나라당 재보선기획단은 이날 오전 자체 회의를 갖고 추석 이후 후보군을 가시화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