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외교 전략과도 연계..실질 성과물 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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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일 러시아를 방문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제협력이 가장 큰 방문 목적일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탈북자 출신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철저하게 경제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이번 방문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만으로 경제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러시아로 다원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이 되지 않으니 강성대국에 대한 희망을 주는 것으로 대안을 마련 중인데 러시아로부터 조달되는 재화가 줄어 김정일로서는 마음이 조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러 간 경제협력은 북한의 균형외교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남북러 가스관 연결 문제나 시베리아 철도 연결 문제를 연결 고리로 그동안의 중국 일변도의 흐름을 바꾸려고 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와의 경협으로 중국 일변도의 정책에서 오는 부담을 완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북한의 균형외교 전략이 북핵 등 한반도 문제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북한이 러시아를 통해 중국뿐 아니라 북핵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사전조치를 요구하는 한국, 미국, 일본도 견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북한이 균형외교 전략을 취하고 러시아가 동북아에서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북한의 입장을 들어준다면 6자회담 재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북러가 경제협력과 관련해 진전을 이룬다면 한반도 정세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같이 나오고 있다. 가스관 연결 등 핵심 의제가 실질적으로 진전되려면 한반도 정세가 안정돼야 한다는 관측에서다.
윤 교수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은 3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측면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번 회담이 3국 간 협력을 이루는 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상황이 과거와 달리 절박하기 때문에 이번 방문에서 북러 간 실질적인 성과물을 낼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교수는 "경제상황과 6자회담 부분에서 무엇인가 가시적인 성과가 나와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고, 안 소장은 "2001년 방문과 달리 이번에는 대단한 체제 위기 속에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성과물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그룹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후계구도와 관련해 "러시아의 지지를 통해 정치적 안정을 추구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러시아는 후계구도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관측도 있다.
또 일부는 김 위원장이 이번 방문에서 러시아에 신형 무기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