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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의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이 한나라당 내 대권구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일단 30%대의 독보적 지지율로 독주하는 박근혜 전 대표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오 시장의 지지율이 크게 경선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친이계가 지원할 잠룡 중 한 명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세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7년 경선에서 패한 뒤 친박계 인사들이 논공행상에서 철저히 배제돼 ‘여당 내 야당’으로 지내온 학습효과로 인해 향후 박근혜 쏠림 현상이 더욱 힘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12일 “오 시장의 존재감이 크지는 않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박 전 대표의 위상이 공고해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제 경선보다는 본선에 더 신경이 쓰이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은 담담하다는 반응이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한나라당 내에서 출마 선언을 한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을 뭐라고 하는 것은 주제넘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야권이 민주당 손학규 대표 대(對) 문재인 변호사라는 ‘흥행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데 비해, 오 시장의 불출마로 여권 내 경선의 흥미도가 반감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친박계 인사는 “우리가 원한 건 오 시장을 비롯한 잠룡들이 참여한 경선을 재미있게 치르고 멋지게 승리하는 것이었는데 맥빠진 경선이 될까봐 걱정”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다른 잠룡으로 꼽히는 정몽준 전 대표는 서울에 지역구(동작을)를 둔만큼 주민투표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는 입장이다.
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오 시장이 이번 기자회견과 관련해 정 전 대표에게 전화로 상의를 해와 정 전 대표가 ‘어려운 결정을 했다. 주민투표는 잘 될 것이다’고 격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 전 대표는 법이 허용하는 한 최선을 다해 주민투표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김문수 경기지사 또한 “서울시민들이 오 시장의 진심을 더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