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질적인 동거기간이 짧고 배우자의 재산 형성에 기여한 바가 없다면 이혼 시 위자료는 인정되더라도 재산분할은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4부(한숙희 부장판사)는 A(31.여)씨가 B(51)씨를 상대로 낸 위자료와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 위자료 일부만 인정하고 재산분할 청구는 기각했다고 31일 밝혔다.

    B씨는 지인의 소개로 중국에서 A씨를 만나 2003년 6월 혼인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A씨가 한국 정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일에 서투르며 생활비를 쉽게 써버린다는 불만을 느끼게 됐고, 자신이 돈을 직접 관리하면서 A씨에게는 하루 1만원 정도의 용돈만 줬다.

    A씨는 B씨가 자신을 무시하고 충분한 생활비를 주지 않는다고 생각해 다퉜고, B씨는 A씨에게 종종 폭력을 휘둘렀다.

    이들 부부는 결혼 1년 만에 아이를 낳았으나 다툼은 계속됐고 결국 A씨가 가정보호시설에 입소하거나 가출을 반복하다 2006년 1월 B씨와 협의 이혼한 뒤 아이 양육 문제로 2008년 다시 혼인신고를 했으며 작년 7월 재차 이혼에 합의했다.

    A씨와 B씨는 서로 혼인관계 파탄의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며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우선 아내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고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참작할 때 혼인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은 남편 B씨에게 있다고 인정해 "B씨가 A씨에게 위자료 1천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재산분할 청구에 대해서는 서로 상대방의 재산 형성에 기여한 바가 없다며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부부가 혼인 전부터 보유한 재산과 혼인 중 각자 명의로 취득한 특유재산이 재산분할 대상이 되려면 상대방이 기여한 것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와 B씨는 실질적인 동거기간이 얼마 되지 않고, A씨가 혼인생활 중 재산분할을 인정받을 수 있을 정도로 가사노동이나 자녀 양육에 전념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B씨의 특유재산 형성에 A씨의 기여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자녀는 B씨가 양육할 예정이고 A씨가 현재 월 150만원 상당의 수입이 있으며 경제적으로 안정될 때까지 양육비 부담의무를 지지 않는 점에 비춰 A씨에게 부양적 요소의 재산분할을 인정할 여지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씨 부부 외에도 남편의 잦은 폭력으로 2년간 혼인생활을 유지하다 이혼한 부인에게 5천만원의 위자료를 인정하면서도 "혼인관계 파탄 책임은 위자료에서 충분히 고려했다"며 재산분할을 인정하지 않았고, 3년간 혼인했으나 상당기간 별거하며 각자 자기 재산을 불리기 위해 노력한 부부에게도 재산분할을 인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