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치단체장 전시행정 좀 삼갔으면” 쓴소리
  • 한나라당 지도부는 29일 국회에서 예정된 오전 회의를 생략한 채 폭우 피해지역을 찾아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

    당 지도부는 이날 3개 조로 나눠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서울 우면산 산사태 지역, 경기도 광주와 강원도 춘천 침수지역을 찾았다.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700여명의 당 인력이 복구 작업에 투입됐다.

    홍준표 대표는 김정권 사무총장, 이혜훈 제1사무부총장, 김기현 대변인 등 15명의 의원을 포함한 300여명 당직자와 함께 산사태로 뒤덮인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을 찾았다.

  •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등 지도부가 29일 산사태로 피해를 본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지역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등 지도부가 29일 산사태로 피해를 본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지역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홍 대표는 피해 현장을 둘러본 뒤 주민들에게  “소방방재청과 서울시가 협의해 기습폭우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강남 지역의 경우 하수 용량을 더 늘리는 등 별도의 하수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면산 일대를 지역구로 둔 고승덕 의원에게 “앞으로 한 달간 봉사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우리가 도와주겠다”며 적극적 지원 방침을 밝혔다.

    홍 대표는 나아가 “기습폭우가 장마보다 더 무섭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전시행정을 좀 삼갔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죄송하다. 깨끗하게 해드리겠다”고 인사하며 집 안팎에 뒤덮인 토사를 치우는데 집중했다. 당 지도부는 오후까지 총 31채의 주택을 청소했다고 한다.

    얼굴과 옷 전체가 진흙으로 범벅이 된 홍 대표는 복구 작업에 나선 군 장병, 소방대원, 봉사자들을 격려했으며, 마을 놀이터에서 당직자들과 함께 컵라면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봉사활동을 마친 홍 대표는 오후 하천에 빠진 시민을 구하려다 숨진 조민수 수경의 빈소가 마련된 국립경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방명록에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립니다’고 적고 애도를 표했다.

    경기 수원 출신의 남경필 최고위원은 정진섭 도당위원장을 비롯한 경기도당 당직자 200여명과 함께 경기도 광주 송정동을 찾아 침수 가옥 ‘물빼기 작업’과 가재도구 정리를 도왔다.

    또한 강원도 춘천 출신의 허천 의원을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들과 당직자 등 50여명은 춘천 사농동 침수지역에서 복구작업을 벌였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강원도 춘천 펜션 매몰사고로 학생들이 희생된 인하대를 찾았다. 황 원내대표는 인하대사고대책본부 관계자들과 만나 추모사업 및 장례절차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편 민주당이 이번 수해를 계기로 오세훈 서울시장 비판에 박차를 가하는데 대해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민주당 눈에는 자연재해마저 정치공세의 수단으로 보이느냐. 여야를 떠나 먼저 재해복구에 전념하는 게 당연한 도리”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