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세계자연유산인 제주 만장굴이 피서를 겸한 탐방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단 만장굴 관리사무소는 이달 초부터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용암동굴인 만장굴을 찾는 탐방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만장굴에 오는 탐방객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1천700여명에 지나지 않았으나 이달 들어서는 2천명 선을 훌쩍 넘어섰다.

    최고기온이 31.6도를 기록한 지난 17일에는 올 들어 가장 많은 2천875명의 탐방객이 입장한 것을 비롯해 18일 2천247명, 20일 2천235명, 21일 2천302명이 만장굴을 찾았다.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휴가 성수기인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에는 하루 평균 7천∼8천명의 탐방객이 만장굴을 방문할 것으로 관리사무소는 내다봤다.

    여름철에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로 탐방객이 몰리는 것은 동굴 내부의 온도가 한여름에도 13도 안팎을 유지해 냉장고처럼 서늘해 무더위를 싹 가시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용암 종유, 표석, 발가락 등 용암이 흘러가면서 만든 기묘한 형상이 곳곳에 펼쳐지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인 7.6m 높이의 용암 석주가 있어 볼거리도 그만이다.

    10만∼30만년 전에 생성된 만장굴은 총 길이 7천416m, 최대 높이 25m, 너비 18m로, 용암동굴로는 제주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제2입구∼제3입구인 1㎞ 구간만 일반에 공개하고 있으며, 이 구간을 걷는 데는 50여분이 걸린다.

    가족과 함께 만장굴을 탐방한 관광객 김복웅(62.서울)씨는 "만장굴에 들어가 보니 닭살이 돋을 만큼 추워 별천지처럼 느껴졌다"며 "여러 가지 신기한 볼 것도 많아 피서지로는 최고였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2007년 6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5개 동굴 중에서 만장굴만 유일하게 공개하고 있다.

    만장굴 관리사무소 김경미씨는 "만장굴 동굴 안에 들어가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추워 여름에도 별도로 겉옷을 입어야 한다"며 "차분한 마음으로, 간간이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만장굴이 생성될 당시를 상상하며 걸으면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