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의 중흥조(中興祖)로 불리는 보조국사 지눌의 선(禪) 수행 지침서가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다.

    서울시는 지눌의 `목우자수심결'을 포함해 불교사적 가치가 높은 책 4권이 함께 엮여있는 `선종유심결 등 합철'이 시 문화재로 지정된다고 21일 밝혔다.

    선 수행의 필독서로 꼽히는 목우자수심결은 간기(간행일을 기록하는 부분)에 따르면 1483년 경남 고성 벽운사에서 간행된 것으로 지눌이 평소 강조하던 정혜쌍수와 돈오점수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지눌은 이 책을 통해 당시 세속화된 불교의 폐단을 지적하고 선종과 교종의 대립에서 벗어나 인간의 참모습을 밝히고자 했다.

    합철본은 지눌의 글을 포함해 북송의 연수가 지은 `선종유심결', 확암화상의 `정주양산확암화상십우도송병서', 한림학사 양억의 `무상대사 행장' 등 불가에서 유명한 지침서들을 하나로 묶은 목판본이다.

    그 중 선종유심결은 보물 제959호 `경주 기림사 소조비로자나불 복장전적'에 실린 것보다 선명도가 뛰어나 인쇄 시기가 앞선 것으로 보인다.

    또 네 작품이 함께 묶인 예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합철본 자체도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이 책은 한 시민이 가보로 가지고 있다가 최근 문화재 등록을 신청했다. 문화재로 지정돼도 이 시민이 그대로 소유하지만 관리는 시에서 맡게 된다.

    합철본 외에도 고산 축연의 `무진법장사 아미타괘불도'와 화승 금암당 천여가 그린 `정암사 아미타칠존도' 등 3점이 문화재 지정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는 14일부터 한달간 각계 시민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에서 등록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