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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 1사단에서 또 자살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국방부가 11일 “지난 30년 동안 군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병영문화 혁신과 사고예방을 위해 진력해 자살 사망자가 크게 줄어들었다”며 ‘병영문화 혁신 추진 경과 및 성과’를 발표했다 빈축을 샀다.
국방부는 ‘병영문화 혁신 추진 경과 및 성과’를 발표하면서 “최근 해병대 총기사건을 계기로 군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있으나, 군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병영문화 혁신과 사고예방을 위해 진력해 왔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러한 노력의 결과,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군 사망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1980년도 군 사망사고는 970명, 1985년도에는 721명이었지만 1987년 군내 ‘구타 및 가혹행위 근절을 위한 지침’이 시달된 이후 1990년도 사고 현황을 보면 자살사고는 5년 전에 비해 23%(225명 ⇨ 172명, 53명 감소), 폭행사망사고는 30%(26명 ⇨ 18명, 8명 감소)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2005년 육군훈련소 인분사건과 530GP사건을 계기로 ‘병영문화 혁신’을 적극 추진하여 자살사고 64명의 기록을 달성한 적도 있다”며 “2005년 26사단에서 시작한 ‘그린 존 운동’을 3군 전 부대에서 시행해 성과를 올렸다”며 자랑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군은 2009년에는 ‘자살예방 종합시스템’, 2010년에는 ‘군내 언어폭력 근절 대책’을 추진했다”며 “우리 군은 ‘구타/가혹행위 근절(1987년) ⇨ 자살사고 예방(2009년) ⇨ 언어폭력 근절(2010년)’ 등 ‘국민의 군대’를 향한 진군을 계속해오고 있으나, 일부 부대는 아직도 후진적인 군대의 잔재가 남아있어 금번 해병대 총기사건을 계기로 병영문화 혁신을 통해 ‘진정 강한 국민의 군대’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구타 및 가혹행위는 일제군대식 잔재다. 일부 부대와 일부 의식전환이 안된 간부나 병사들 사이에서 있는 것으로 판단이 된다.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는 원인이라면 의지 부족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 같은 국방부의 발표에 군 안팎에서는 시대상과 현실을 외면한 주장이라는 비판이 비등하다. 30년 전 군사정권 시절과 지금의 사회 분위기와 병사들의 생각, 가치관이 전혀 다른 상황에서 사망자 수와 사건 수로만 단순비교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군은 지금까지 예규, 지침 등을 통해 구타나 얼차려는 물론 병 상호 간의 지시도 금지하고 있다. 2007년 병 상호 간의 지시사항을 금지하도록 하는 법률을 제정할 준비를 한 적도 있다. 하지만 결국 흐지부지됐다.
군 내부사정에 밝은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병 상호 간 지시는 계속되고 있다. ‘명문대 출신 병사’들이 간부들의 개인 생활을 뒤치다꺼리하는 일도 여전하다. 병영문화 개선을 원한다면 지휘부가 확실한 목표를 갖고 추진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