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장급 연구진 27명이 10개월간 논의강태진 공대 학장, “한국의 싱크탱크로 연구 이어 갈 것”
  • ▲ ‘국가 미래 연구개발의 올바른 방향에 대한 토론회’에 참석한 서울대 교수진. ⓒ 사진 제공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 ‘국가 미래 연구개발의 올바른 방향에 대한 토론회’에 참석한 서울대 교수진. ⓒ 사진 제공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식물의 광합성 기능을 활용한 차세대 전지, 지능형 무인 전기 자동차, 국제 전염병 대항 백신...서울대 교수진이 밝힌 미래 한국의 ‘먹을거리’다.

    “약은 과학자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디자이너가 약의 특성을 따라 최적화된 모양을 개발한다”

    학문간 구별보다는 소통과 통합이 더욱 중요해진 융복합 학문시대. 서울대의 학장급 교수 27명이 뜻을 모아 한국의 먹을거리 55개를 제안하고 서울대 교수들로 이뤄진 싱크탱크의 출범을 알렸다.

    서울대는 8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국가 미래 연구개발의 올바른 방향에 대한 토론회’를 열고 융복합 학문시대 한국을 먹여 살릴 중장기 핵심 연구개발 과제 55개를 제안했다.

    서울대는 작년 9월부터 공대, 자연대, 의대, 약대 등 이공계열 단과대 학장을 비롯 인문대와 미대, 음대 학장 등 27명의 교수가 매달 2∼4차례 만나 미래 연구개발 아젠다 발굴을 위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10개월에 걸친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향후 국가 연구개발 정책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이날 연구진은 식물의 광합성 원리를 응용한 고효율 전지, 자연과학과 전자통신기술을 결합한 고성능 DNA 컴퓨터, 국제 전염병 대항 백신, 온도차 이용 에너지 기술, 먹기 좋은 디자인의 신약,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을 정화하는 초대형 공기청정기 등을 대표적인 융복합 미래기술 아젠다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미래 중장기 핵심연구개발 과제를 기초 및 자연과학, 통신 전자, 의료 바이오, 기계 제조, 우주 항공, 해양 등 11개 대분류와 37개 중분류로 나누고 학문간 융복합 가능성을 검토해 55개의 미래 아젠다를 도출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강태진 공대학장은 “인문과 디자인 등 서로 다른 분야의 학자들이 만나면서 같은 것을 보고도 전혀 다른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며 여러 분야가 서로 보완을 이루는 융복합 학문의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이순종 미대 학장은 ‘먹기 좋은 디자인의 신약’과 관련해 항암제를 예로 들면서 학문간 소통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 학장은 “한 번에 많은 양을 복용해야 하는 항암제의 경우 환자의 복용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부드러운 코팅처리가 필요하다”면서 “알약 하나를 만들 때도 ‘시각적’ 개념이 결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학문간 융합과 소통을 계속 이어갈 뜻도 밝혔다. 강태진 학장은 “분야별 최고의전문가들이 모여 국가의 미래 전략을 고민한다는 의미에서 앞으로도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날 제시한 기술들은 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앞으로 10년 안에 실현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