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는 안전 우려 대두
  • 2008년 뒤늦게 고속철 건설에 뛰어들어지만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고속철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 고속철 사업 수주전에 가세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2일 보도했다.

    중국철도건축총공사, 중궈난처(中國南車) 등으로 구성된 중국 컨소시엄은 최근 캘리포니아주 남북을 종단하는 1천300㎞ 길이의 고속철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내년 9월까지 사업자를 선정해 2020년까지는 고속철을 개통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번 수주전에는 미국의 대표적 철도 기업인 암트랙, 영국 버진철도, 한국ㆍ일본ㆍ프랑스 컨소시엄도 뛰어들었다.

    이 밖에도 중국은 로스엔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를 잇는 고속철 입찰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베이징∼톈진 구간에서 첫 고속철을 개통시킨 이후 고속철을 대거 건설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총연장 7천500여㎞의 고속철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고속철 차량 제조사인 중궈난처는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과 고속철 차량을 만드는 합자기업을 미국에 설립하기로 하는 등 미국 본토 진출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한 철도부 전직 고위 관리가 중국이 외국 고속철을 들여와 무리하게 속도를 높여 운행했다고 폭로해 고속철의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저우이민(周翊民) 전 철도부 과학기술사(司=국에 해당) 사장은 22일 '21세기경제보도'와 인터뷰에서 류즈쥔(劉志軍) 전 철도부장이 세계 1위라는 무리한 목표에 집착한 나머지 최고 시속 300㎞짜리 외국 고속철을 들여와 시속 350∼380㎞로 운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중국이 이를 들여와 무리하게 속도를 높여 운행하다가 사고가 난다면 누구도 책임질 수 없게 된다고 저우 전 사장은 강조했다.
    세계 최고 속도의 고속철을 주도해온 류 전 부장이 고속철 비리 혐의로 지난 2월 해임된 이후 중국은 경제성과 안전 등을 고려해 고속철의 최고 속도를 300㎞로 조정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내부에서 고속철 안전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면서 미국 등 외국에 고속철을 수출하려는 중국의 전략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