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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맞이하고 차를 한 잔 내놓았다. 그는 대단히 건방졌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4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 5년의 기록 및 비화 등을 담은 책 ‘운명’을 발간했다. 그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조사를 담당한 이인규 중수부장을 “오만하고 거만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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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이사장은 “중수1과장이 조사를 시작했다. (노무현)대통령은 차분하게 최선을 다해 꼬박꼬박 답변을 했다. 대통령의 절제력이 놀라웠다. 검찰의 조사를 지켜보면서 검찰이 아무 증거가 없다는 걸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 박연차 회장의 진술 말고는 증거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노무현)대통령과 박 회장 말이 서로 다른데, 박 회장 말이 진실이라고 뒷받침할 증거를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심지어 통화기록조차 없었다. 통화기록이 없다는 것은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문 이사장은 권양숙 여사가 노 전 대통령의 회갑 선물로 박 회장으로부터 1억원짜리 시계 2개를 논두렁에 버린 것은 ‘소설’이라고 했다.
그는 “뇌물로 받은 1억원짜리 시계를 논두렁에 갖다 버렸다는 ‘논두렁 시계’ 소설이 단적인 예이다. 사법처리가 여의치 않으니까 언론을 통한 망신주기 압박으로 굴복을 받아내려는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언론은 기꺼이 그 공범이 됐다. 무엇보다 아팠던 것은 진보라는 언론들이었다. 기사는 보수언론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칼럼이나 사설이 어찌 그리 사람의 살점을 후벼 파는 것 같은지, 무서울 정도였다. 그렇게 날카로운 흉기처럼 사람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는 글을 쓴 사람들이 자신의 글에 대해 반성한 것을 보지 못했고, 글쓰기를 자제하는 것도 보지 못했다”며 언론에 실망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문 이사장은 “대통령 서거 후 상속신고를 하면서 보니 부채가 재산보다 4억원 가량 더 많았기 때문에 좀 더 길게 보면 결국 사실은 법적으로 규명될 일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견디셨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혀 자살을 감행한 노 전 대통령의 선택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