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은희 “박지원, 부산저축은행 감사 못하게 막아”김현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쏟아내는 거짓말”
  • 사상 최대-사상 최악의 사건인 저축은행 사태를 놓고 여야의 책임 공방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청와대가 민주당의 잇단 의혹 제기에 야당 의원 로비설로 역공에 나서자, 민주당이 다시 추가 의혹을 폭로하면서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한나라당이 부산저축은행 비리 관련, 민주당 의원들의 행적을 지적하면서 여야간 대립이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1일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국회 현안관련 브리핑에서 “부산저축은행 비리를 감싸고 돌았던 민주당의 박지원, 박선숙 의원의 과거 행적과 발언에 대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 그는 “박지원 의원이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끈질기게 감사원, 금감원 등 감독기관이 저축은행을 감사하지 못하게 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며 공세를 펼쳤다.

    박 의원이 지난해 4월 감사원이 민간금융기관을 감사하지 못하게 막았으며, 심지어 올해 3월에는 부산저축은행이 감사대상이 아니라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배 대변인은 “나아가 박 의원은 ‘지역 출신들이 경영하기 때문에 감사원 등이 뒷조사하는 것 아니냐’며 감독기관의 감사가 마치 불법행위나 비열한 행위인 것처럼 폄하하며 질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욱이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보해저축은행의 퇴출을 막기 위해 청와대 BIS 조작 로비의혹까지 받고 있는 박지원 의원이 민주당의 저축은행 진상조사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지원 의원은 본인의 행적을 스스로 돌아보고 즉각 위원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박선숙 의원도 도마에 올랐다.

    배 대변인은 “박선숙 의원은 올해 3월 정무위에서 감사원의 저축은행 감사가 법을 위반한 월권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 이는 도둑을 감싸며 오히려 도둑 잡겠다는 경찰을 비판한 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무엇을 감추기 위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축은행을 비호하고 감독기관의 감독행위를 철저하게 훼방 놓고 발목 잡던 박지원, 박선숙 의원이 이제 와서 저축은행의 이런 결과가 감독부실이라고 하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청와대 때리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김현 부대변인은 같은날 ‘익명의 관계자가 판치는 청와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익명의 관계자가 난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 ▲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서 고심하고 있는 박지원 의원 ⓒ연합뉴스
    ▲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서 고심하고 있는 박지원 의원 ⓒ연합뉴스

    그는 “엊그제는 청와대 핵심관계자, 어제는 고위관계자가 등장했는데, 이들은 의혹을 제기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협박하며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자고 나면 눈덩이처럼 커지는 의혹에 대해 말을 아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언론보도를 통해 로비 연루설을 강력부인하는 권재진 수석은 차치하더라도 전화 로비를 시도했던 박종록 변호사가 지난해 하반기 청와대를 방문해 또 다른 청와대 인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쏟아내는 거짓말이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있다는 점을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역대 정권 말기 권력기관이 어떻게 처세했는지 들여다보기 바란다. 축소·은폐한다고 진실이 감추어질 수는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하루 전날 김 부대변인은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을 향해 “옳지 않는 일에 함부로 대변말라”고 각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