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9일 북ㆍ중 정상회담에 따른 북한의 개혁ㆍ개방 추진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결국 개혁ㆍ개방을 하려면 북한의 체제 자체도 개혁ㆍ개방에 맞는 식으로 준비가 돼 있어야 할텐데 아직 준비가 덜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방영된 KBS 대담 프로그램 `일요진단'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아마 지도자가 개혁ㆍ개방을 원하더라도 체제가 밑에서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으면 어려울 수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장관은 북ㆍ중 정상회담의 배경에 대해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김 위원장을 초청한 것은 중국의 경제발전을 돌아보고 그것을 북한에 적용시키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면서 "중국의 개혁ㆍ개방을 북한이 배워 적용했으면 좋겠다는 의미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으로서는 (이번 방중의 목적이) 중국으로부터 여러 가지 필요한 지원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풀이했다.

    그는 "북한의 대(對) 중국 의존도 높아지면 그만큼 중국의 개혁ㆍ개방을 배울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꼭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면서 "북한의 개혁ㆍ개방이 이뤄져야 남북관계도 진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ㆍ중 경협확대에 대해 김 장관은 "과거에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일방적으로 원조하는 성격이었으나 이번 언론발표문에서도 드러났듯이 최근에는 호혜협력이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투자와 무역 등 정상적인 경제관계를 통한 경제협력으로 추세가 바뀌어나가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6자회담 재개문제와 관련한 북ㆍ중 정상간 협의에 대해 "중국도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서는 남북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지지하고 있다"면서 "이번 협의에서 중국은 남북간에 대화를 해보라는 취지로 얘기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남북관계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묻을 질문에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우리와는 경제문제에 대해 대화하려고 하면서도 정치ㆍ군사문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대화하려는 것이다"라면서 "우리 정부는 모든 문제를 남북간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된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북한도 이제 말로만 '우리 민족끼리'라고 하지 말고 모든 문제를 일단 우리 정부와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그다음 단계 수순으로 나간다는 생각을 가지면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엽제 매몰파문에 따른 한ㆍ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논란에 대해 "우선 사실에 대한 조사를 하고 현재 법규 내용들을 잘 적용해 가면서 필요한 경우에는 SOFA 개정문제도 검토해볼 수 있다.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미국명 에디 전)씨가 북한에 6개월간 억류됐다가 풀려난데 대해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그곳에 체류하는 동안 전씨를 석방한 것은 북한도 미국에 대해 그만큼 유화적인 제스처를 쓴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