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계획 후 범행 공모… '카카오톡' 메시지 증거 채택
  • ▲ 재혼 1년만에 이혼소송 중이던 아내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학교수 강모씨.ⓒ연합뉴스
    ▲ 재혼 1년만에 이혼소송 중이던 아내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학교수 강모씨.ⓒ연합뉴스

    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24일 구속된 부산 모 대학 교수 강모(53)씨의 내연녀 최모(50)씨가 공범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북부경찰서는 25일 아내 박모(50)씨를 목졸라 죽이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대학교수 강모씨를 구속하고 외국으로 도피한 강씨의 내연녀 최모씨를 수배했다.

    강씨를 도와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씨가 강씨를 처음 만난 것은 2004년.

    동료 교수와 술을 마신 뒤 대리 운전을 부른 강씨에게, 낮에는 화장품점을 운영하고 밤에는 대리기사로 일하던 최씨가 배정된 것이다.

    당시 교수 강씨는, 최근 살해된 부인 박모(50)씨와 교제 중이었음에도 최씨와 눈이 맞았고, 둘은 박씨 몰래 7년간 만남을 이어왔다.
    그러다 강씨는 작년 3월 박씨와 결혼했지만, 강씨가 숨겼던 재혼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부 관계는 틀어졌고, 다툼이 잦아졌다.

    결국 지난 4월 2일, 강씨와 최씨는 박씨를 해운대로 불러내 살해했다.

    이어 강씨는 시신을 미리 구입한 가방에 넣고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최 씨의 차량에 옮겨 시신을 유기하도록 했다.

    그동안 자신은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부산 만덕동 집 주변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귀가했으나 최 씨가 시신 유기에 실패, 결국 두 사람은 새벽 3시 반께 다시 만나 시신을 유기하고 헤어졌다.

    강씨는 3월부터 최 씨와 함께 세차례에 걸쳐 을숙도대교, 거가대교 등을 답사하며 사전에 시신 유기장소를 물색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씨는 범행과정에서 최씨가 가담한 흔적을 없애기 위해 지난 1일 '맘 단단히 먹으라'며 카카오톡으로 보낸 내용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본사에까지 찾아가 삭제시켰지만 경찰은 이를 복원해 범행 공모 증거를 확보했다.

    최씨는 지난 3일 아랍에미리트로 출국한 뒤 현재 호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가 곧 귀국할 것으로 보고, 귀국하는 대로 사법 처리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