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단 문제로 갈등을 겪어 온 청주 서원대에서 학생들이 야간에 교수연구실을 폐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서원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25일 오후 10시를 전후해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유모, 김모, 박모, 또 다른 김모 교수 연구실의 출입구를 폐쇄하고 해당 교수들의 퇴진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부착해 놓았다.

    당시 학생들은 이들 교수 중 연구실에 있던 유 교수에게 교수직 사퇴를 요구하며 컴퓨터, 책상 등 집기를 복도로 끌어내기도 했다.

    이들 교수는 비리문제로 퇴진한 전 박인목 이사장 재임 당시 기획처장 등 보직을 맡았던 교수들이다.

    유 교수는 "연구실에서 혼자 있는데 총학생회 간부라고 주장하는 학생들이 몰려와 '학교를 떠나라'고 요구하며 강제로 집기를 들어내 수업에 필요한 자료만 챙겨서 연구실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유 교수 등은 그동안 비리재단을 비호하고 등록금을 유흥비 등으로 유용하는 등 학원을 파행으로 몰아넣었다"며 "학생 대부분이 더는 등록금으로 이들 교수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는 만큼 학교 당국도 징계 등의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총학생회 간부를 지낸 한 학생이 최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교수회 간부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고 해당 교수는 이를 반박하기도 했다.

    더욱이 총학생회는 그동안 유 교수를 비롯해 박인목 전 이사장 재임 때 보직교수를 맡는 등 '구 재단파'로 불리는 '서원대 안정화를 바라는 교수모임' 소속 교수들을 학원 파행의 책임자로 지목하며 퇴진 운동을 벌일 것으로 알려져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교수회의 한 간부는 "구성원끼리 다독거려 학원 정상화로 가야 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일까지 발생해 학내 문제가 더 꼬일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대학의 또 다른 관계자도 "그동안 재단문제로 갈등을 겪으며 서원대 구성원 간에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학생들이 야간에 몰려가 교수 연구실을 폐쇄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행동"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대학 측은 이날 오전까지 학생들의 교수 연구실 폐쇄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서원학원은 2003년 말 법인을 인수한 박 전 이사장이 부채해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2008년부터 재단 퇴진 운동을 전개한 교수회와 학생회 등의 반발에 부딪혀 파행을 빚어왔고 2009년 말 교과부가 파견한 임시 이사회는 새 재단 공모절차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