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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초중고 학생 10명 중 8명은 수학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선행학습이 실제 성적향상이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절반에 그쳤다.
교육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초중고생 3천200명을 설문조사해 수학교육에 대한 사교육 실태 및 학생인식 분석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조사결과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수학에 대한 사교육 선행학습 실태에 관한 것이다. 조사대상 학생의 76.2%는 수학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76.3%, 중학생 87.2%, 고등학생 69.5%였다.
전체 응답자의 91.5%는 선행학습이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으나 실제 선행학습을 통해 성적이 올랐다고 응답한 학생은 절반에 그쳐, 선행학습의 효과에 대한 기대가 학생들 사이에 부풀려 있음을 짐작케 했다.
선행학습이 기대만큼 효과가 없다는 사실은 다른 응답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고 응답한 중학생의 37.9%, 고등학생의 41.2%는 선행학습 내용을 절반정도만 이해하거나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수학 사교육 참여율은 학교급이 낮을수록 높았다. 그러나 수학으로 인한 월 평균 사교육 지출금액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초등학생이 69.2%로 가장 높았으며 중학생이 62.3%, 고등학생은 40.2%가 수학 사교육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반면 월평균 수학 사교육비는 고등학생 24만1천500원, 중학생 21만7천300원, 초등학생 16만1천900원 순이었다.
수학 사교육 형태는 보습학원이 32.4%로 가장 많았으며 개인 및 그룹과외 30.7%, 전문 단과학원 27.1% 등이었다.
학생들이 수학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공부형태는 발달단계별로 달랐다. 초등학생은 학교수업을 선택한 응답(41.5%)이 가장 많았으나, 중학생은 사교육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응답한 비율(44.5%)이 가장 높았다. 반면 입시부담을 가장 많이 느끼는 고등학생은 ‘스스로 공부’를 가장 많이 선택(46%)해 대조를 보였다.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이 학교 정규수업에 미치는 영향도 드러나 학교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사대상 학생들은 ‘선생님은 학원에서 배운 것으로 간주하고 진도를 나간다’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 ‘그렇다’는 응답이 초등학생 35.7%, 중학생 33.6%, 고등학생 39.6%를 기록했다.이런 조사결과는 선행학습의 폐단이 공교육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선행학습의 폐해와 사교육 부담 해소를 위해서는 지역교육청이 아닌 교육당국 차원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많은 교육전문가들은 “사교육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가지는 막연한 ‘심리적 안정감’이 사교육과 선행학습의 효과를 부풀린 측면이 있다”면서 “수분별 이동수업을 더욱 세분화하는 등 학교 정규수업 모델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