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강서·은평 등 비강남지역, 학생중심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승부수 강남3구 인기는 여전, 강북 구도심 지역 경쟁률 취약 ‘대조’
  • 서울지역 일반계고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학교는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된 2011학년도 서울시 고교선택제 지원율을 분석한 결과 노원·강서·강남·송파 지역 학교가 중3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평과 양천, 서초지역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여줬다. 

    전통적 강세지역인 강남 3구의 인기는 여전했지만 비강남지역인 노원, 강서, 은평, 양천지역 학교가 강남 못지않은 경쟁률을 보였다는 점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그러나 이들 비강남 4개 지역 모두가 이른바 3대 사교육벨트(강남, 노원, 강서)에 속해 있거나 인근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사교육 밀집지역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인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견해도 있다. 

    23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선동 한나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2011학년도 서울시 후기 일반계고 경쟁률’)에 따르면 1단계 지원에서 경쟁률이 5대1을 넘긴 학교는 모두 66곳이었다.

    자치구별로는 노원이 7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강서, 강남, 송파가 각 6곳으로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했다. 은평, 양천, 서초지역은 각 4곳이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21곳은 적어도 1개교 이상 경쟁률 5대1 이상의 인기학교를 두고 있었으나 서대문, 용산, 종로, 중구 등 4개구에는 한 곳도 없었다. 특히 이들 지역 모두 강북  구도심 지역이라는 점에서 구도심 공동화 현상이 학교 교육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단위 학교별 경쟁률은 더욱 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서울시내 전체 학교 중  두 곳의 학교를 지망하는 1단계 전형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학교는 광진구의 건대부고였다. 이 학교의 경쟁률을 19.9대1이었다.

    전통 명문인 서울사대부고(성북, 19.2대1)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깜짝 1위를 기록하며 신설고 돌풍을 일으켰던 구로구의 신도림고(19대1)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고(서초, 18.9대1)와 한영고(강동, 14.2대1)는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10대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인 학교는 이들 학교 이외에 서라벌고(노원), 경기고(강남), 강서고(양천), 숭실고(은평), 대진여고(노원), 숭의여고(동작), 수도여고(동작), 마포고(강서), 구일고(구로), 진명여고(양천), 숙명여고(강남), 태릉고(중랑), 성남고(동작) 등이었다.

    10대1 이상을 기록한 학교는 대표적인 전통명문이거나 최근 몇 년 사이 학교의 모습을 혁신적으로 바꾼 신흥명문으로 나눌 수 있다. 지역별로는 동작구에 위치한 학교가 3곳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적으로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많은 선택을 받은 학교들은 대학 입시성적이 뛰어나고 학생 중심의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다는 공통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고교선택제 시행과 더불어 일약 스타로 떠 오른 건대부고나 신도림고는 특화된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경우이다.

    작년에 비해 경쟁률이 크게 오른 은평지역 학교들이나 구일고(구로), 자운고(도봉) 등도 학생중심의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선호도를 크게 높였다.

    ‘학생중심’, ‘맞춤형’, ‘특성화’, ‘체계화된 입시준비 역량’의 네 가지가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을 움직인 열쇠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에 충실한 학교가 선택을 받은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에 충실한 학교가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결과”라며 “고교선택제가 정착되면서 ‘학생중심’으로 교육과정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학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