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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와 공주대, 공주교대 등 대전과 충남지역 3개 국립대학의 통합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재학생 4만9천여명, 교수 1천500여명의 '매머드급' 국립대의 탄생도 결국 물거품이 됐다.
3대 대학 통합추진위원회 위원들은 20일 오전 8시 대전 유성 스파피아 호텔에서 송용호 충남대 총장과 서만철 공주대 총장, 전우수 공주교대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8차 회의를 갖고 통합 여부를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통합이 무산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이날 위원들은 통합 대학교명과 대학본부 위치를 비롯해 캠퍼스 특성화, 학과 통ㆍ폐합 문제를 의제로 설정하고 논의를 진행했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각 대학 교수들의 거취와 직결된 단과대학 배치와 학과 통·폐합 등 캠퍼스 특성화 부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충남대와 공주대는 통합과 관련해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교명과 본부위치에 대해서도 각각의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대는 세종시에 대학본부를 두고 교명은 충남대로 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으나, 공주대의 경우 '대학본부를 공주에 두도록 한다'는 송용호 충남대 총장의 약속을 근거로 공주캠퍼스에 대학본부를 두고 새로운 교명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를 주장하면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이다.
충남대는 2005년에도 공주대, 충북대 등과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무산되는 등 이번까지 모두 3차례 통합을 추진하다 무산됐다.
신희권 충남대 기획처장은 "통합추진위 회의를 열고 모든 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벌였지만, 결국 학과 통폐합 문제 등을 풀어내지 못했다"며 "공식적으로 통합작업의 무산을 선언한다"고 전했다.
송용호 충남대 총장은 담화문을 통해 "그동안 기대를 갖고 지켜봐 주신 우리 대학 구성원 여러분에게 유감의 말씀을 올린다"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3개 대학 통합과 세종시 캠퍼스 구축'은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추진 과정에서 발생했던 갈등은 학교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서로 포용하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 번 3개 대학 통합 추진이 무산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주대 총장과 공주교대 총장도 각각 이번 통합 추진과 관련된 소회를 담은 담화문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완 충남대교수협의회장은 "애초에 충남대 총장이 '대학본부를 공주에 두도록 한다'는 무리한 약속을 했고, 그것을 믿고 통합을 추진한 공주대 총장도 문제가 있다"며 "통합논의 자체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대와 공주대, 공주교대는 지난 3월28일 '통합 추진 및 세종시 융복합캠퍼스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통합작업을 벌여왔다.
대학들은 통합을 통해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에 세종 융.복합 캠퍼스를 설립할 경우 세계 100위권 대학 진입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추진했지만, 충남대 교수회 등 일부 구성원들은 절차상의 문제점을 내세워 통합 논의 자체를 반대하면서 난항을 겪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