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주한미군, 주둔지 ‘고엽제’ 매립 증언
  • 전직 주한미군의 뒤늦은 증언이 미군주둔지역에 대한 환경조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KPHO-TV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캠프 캐럴에 근무했던 제대 군인 인터뷰를 통해 1978년 고엽제인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라는 표시가 부착된 55갤런짜리 드럼통 250개를 기지 안에 묻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20일 캠프 캐럴 주변에 대한 즉각적인 환경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19일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접수받고 주한 미군 측에 사실 확인을 요구했으며, 미군 측은 이와 관련된 사실을 인지하고 관련 자료를 확인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기록내용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주한 미군측은 향후 발견되는 내용에 대해 우리 측과 정보 공유를 같이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환경부는 이번 문제를 계기로 미군기지 주변에 대한 환경조사를 실시함과 동시에 SOFA(한·미 주둔군 지위협정) 환경분과위원회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기지 내부의 대한 공동 조사를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문제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군 주둔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환경조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환경전문가들은 미군의 고엽제 매립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 지역의 토양과 지하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전완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사무관은 “담당 과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오늘(20일) 오전 현지로 내려갔다”라며 “현지 상황을 파악한 후 추후 조사계획 등 대응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엽제란 초목을 고사시키는 다이옥신계 제초제이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게릴라전을 막고 군량 보급을 차단할 목적으로 밀림에 대량 살포해 일부 참전 병사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엽제를 만들 때 쓰이는 다이옥신이 인체에 들어가면 각종 암과 신경마비를 일으키는 등 심각한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