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약을 쓰지 않고 골프장 잔디를 관리하는 게 쉽지 않아 현재로선 친환경 골프장 운영이 성공했다고 판단하기엔 이릅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친환경 골프장'이란 구호를 내걸고 2009년 10월 제주시 조천읍 대흘리에 문을 연 ㈜더원의 에코랜드골프장이 개장한 지 20개월을 맞았다.

    제주에서 27번째로 문을 연 이 골프장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대신 친환경 미생물 제제로 페어웨이와 그린의 잔디를 관리하겠다고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에 공언함으로써 관심을 끌었다.

    27홀 규모인 이 골프장은 페어웨이에는 양잔디 대신 병해충에 강한 한국 잔디를 심고, 그린에만 양잔디를 심었다. 그리고 날마다 근로자를 동원해 손으로 잡초 하나하나를 뽑도록 했다. 이 때문에 개장 초기에는 골프장 관리에 따른 인건비가 다른 골프장보다 2배 이상 들었다.

    그러나 에코랜드골프장은 개장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위기를 맞았다. 불가피하게 양잔디를 써야 하는 그린의 잔디가 병충해로 거의 죽어가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에 골프장은 지난해 10월 "갈색잎마름병, 탄저병 등이 생겨 그린의 잔디가 거의 죽어버려 골프장 운영이 어려운 형편"이라며 평소에는 미생물 제제를 사용하되 병충해가 발생했을 때만 농약을 사용하게 해달라며 제주도에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변경계획서를 제출했다.

    제주의 환경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골프장이 미생물 제제로 잔디 관리가 어려우면 골프장 운용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개장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약속을 저버리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약속대로 골프장 운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갈등이 빚어지자 제주도는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난해 11월 중순 앞으로 2년간 더 친환경으로 골프장을 운영하도록 결정했다. "화학농약을 쓰겠다고 한 면적이 전체면적의 2.7%에 지나지 않지만 골프장이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는 곶자왈 지대에 있는 데다 개장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농약을 사용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판단한 것이다.

    제주도는 2년간 미생물 제제를 이용해 체계적인 관리를 해보고 나서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면 농약 사용을 허가할 것인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에코랜드골프장은 이 결정에 따라 다양한 친환경 미생물 제제를 사용하는 한편 잔디 관리에 필요한 인력을 더 많이 확보해 잔디 관리에 애쓰고 있다.

    에코랜드골프장 코스관리팀 정근호 과장은 "이전보다 더욱 다양한 미생물 제제를 쓰는 등 잔디 관리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뿌리나 잎 등 잔디 상태가 서서히 나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그린 잔디에서 계속 생겨나는 병충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친환경 골프장 운영이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도 도시계획과 강용석 담당은 "주기적인 토양 조사와 미생물 검사 등을 통해 친환경 관리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며 "나름대로 온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은 실험단계"라고 밝혔다.(제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