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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덕수궁 돌담길 가로수들이 허리 중간에 앞치마를 둘렀다. 

    덕수궁 정문에서 서울시립미술관으로 이어지는 돌담길,

    60여그루의 느티나무들이 흰 앞치마를 두른 채 도열해 있다.

    언뜻 요즘 유행하는 설치미술 같기도 하다.

    행인들이 휴대폰카메라를 꺼내 담는다.

    다가가 자세히 보니 링거를 맞고 있는 느티나무들이다.

    주변은 신록의 천지인데,

    유독 돌담길 느티나무들은 잎이 보이지 않는다.

    마른 가지를 하늘로 뻗은채 생명을 갈구하는 몸짓 같다.   

    링거를 맞고 새싹이 돋아나면 다행이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