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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선종구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유럽 순방 마지막 국가 프랑스를 찾았다. 13일(현지 시간)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에펠탑, 개선문, 샹젤리제 등과 더불어 프랑스를 대표하는 많은 것들 중에는 ‘수탉’이 있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동물로 꼽힌다. 프랑스인들은 왜 수탉을 상징으로 삼았을까. 강인한 인상을 주는 미국의 상징 독수리와 비교하면 ‘왜’라는 단어는 쉽게 떠오른다.
수탉이 프랑스의 상징이 된 것은 기원전 52년 언저리쯤이라는 얘기가 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승리로 로마인이 골지방에 정착한 게 계기다.
‘갈리아’를 나타내는 단어의 어원은 라틴어로 ‘갈루스(gallus)’다. '골 지방의 사람'이라는 뜻으로 ‘갈리아족’을 의미할 뿐 아니라 '수탉'을 나타내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런 이중적인 의미로 수탉이 프랑스를 상징하는 동물이 되었다는 것이다.
수탉은 한 때 주변국이 프랑스 왕을 풍자하는 동물로 상징되기도 했다. 점차 이미지가 바뀌어 수탉의 야생성, 서민적 느낌, 용감함 등이 프랑스인들의 기질과 동일시 됐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16세기부터 프랑스 왕들은 조각이나 주화에 수탉을 새겨 넣기 시작했다.
특히나 프랑스 대혁명시기에는 프랑스의 상징물로 폭넓게 사용되며 사랑 받았다. 수탉이 용기와 승리를 상징하는 동물로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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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대통령 관저 엘리제궁 남쪽 문위의 수탉.ⓒ자료사진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대통령 관저 엘리제궁의철문에도 수탉은 둥지를 틀고 있다. 1899년에 주조된 화폐에도 수탉은 등장한다.
수탉이 프랑스에서 마냥 사랑만 받은 것은 아니다. 다른 누구보다 나폴레옹은 수탉을 깔아 뭉갰다. “수탉은 정력이 부족하다. 이러한 짐승이 프랑스와 같은 제국의 상징이 될 수 없다”고 했단다. 수탉을 프랑스의 상징으로 사용하길 거부하고 오히려 독수리를 상징으로 삼고자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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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1830년부터 수탉은 새롭게 평가돼,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제3공화국에서는 거의 공식적인 상징으로 여겨졌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수탉의 이미지는 현재 정부 부문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활발히 사용된다. 스포츠를 포함한 국제적인 행사에서 프랑스를 주지시킬 때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특히 프랑스축구협회(FFF)가 수탉을 상징 이미지로 사용할 만큼 프랑스 축구 대표팀 하면 곧 수탉이 떠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