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거주 조희명씨 "야학 선생님들 덕분"
  • 60대 주부가 야학에 다니면서 1년 만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모두 합격해 화제다.

    1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 남구에 사는 조희명(62)씨가 2011년도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해 이날 합격증을 전달했다.

    전업 주부인 조씨는 지난해 5월 초교 졸업을 인정하는 중입 검정고시에 합격한데 이어 3개월만인 8월에 고입 검정고시에도 붙었다. 보통 사람들이 12년동안 초ㆍ중ㆍ고교를 다니며 받는 졸업 자격을 1년만에 취득한 것이다.

    조씨는 합격증을 받아들고 "너무 기쁘다. 그동안 각종 서식 학력란에 학력을 쓰지 못해 난감했는데 이젠 그런 일이 없어졌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조씨는 어린시절 부친의 사업이 신통치 않아 모친이 장사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어려운 형편에서 2남2녀 중 맏딸인 이유로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그러다 2009년 남구청의 구정소식지에서 검정고시반 운영소식을 보고 갑자기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오후 7시 2번씩 버스를 갈아 타며 남구 용현4동의 '늘푸른 야학'에 다니는 강행군 끝에 연거푸 검정고시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처음엔 누구에게도 야학에 다닌다는 사실을 얘기하지 않았다"면서 "뒤늦게 알게 된 남편이 '지금까지 불편없이 잘 살았는데 뭔 고생을 하느냐'며 만류했지만 끝까지 다녔다"라고 말했다.

    조씨는 "나중에 남편이 책을 사주고 격려해줘 큰 힘이 됐고 합격 소식을 들은 아들들이 '엄마 대단해요'라고 축하해줘 기분이 좋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영어와 수학 과목이 많이 달려 공부를 더 할 생각이라는 조씨는 "야학 선생님들이 생각보다 쉽게 잘 가르쳐줘 빨리 마칠 수 있었다"라고 야학교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이날 조씨를 포함해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1천388명에게, 고입 검정고시에 붙은 506명에게 각각 합격증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