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김남수 여제자, 노 前대통령에게 침 시술"뜸사랑 측 "제자만 수천명‥시술 여부 확인 안돼"
  • ▲ 노태우 전 대통령의 침 제거 수술을 한 서울대학병원 성명훈 이비인후과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대학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엑스레이 사진 등을 공개하며 수술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노태우 전 대통령의 침 제거 수술을 한 서울대학병원 성명훈 이비인후과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대학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엑스레이 사진 등을 공개하며 수술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의 폐에서 발견된 7㎝ 길이의 한방 침을 놓고 SBS와 '뜸사랑', 그리고 대한한의사협회가 묘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논란은 SBS <현장 21>이 지난 10일 방송을 통해 "노 전 대통령에게 침을 놓은 사람이 '뜸사랑'을 이끌고 있는 구당 김남수(96)옹의 여제자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면서부터 불거졌다.

    <현장 21>은 노 전 대통령 친인척의 말을 인용, "노 전 대통령이 지난달 한 여성으로부터 침 치료를 받았으며 이 여성은 김남수 옹이 아끼는 제자 3~4명 중 한 명"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뜸사랑의 전체 회원은 3000~3500명 정도인데, 월 200만원 가량의 교육비를 내고 침뜸 기술을 배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뜸사랑 측은 11일 "노 전 대통령에게 침을 놓은 시점으로 알려진 4월 초, 구당은 국내가 아닌 중국에 있었다"며 구당과의 연계성을 부인한 뒤 "노 전 대통령과 같은 유명인사를 상대로 제자가 침을 놓았다는 사실 역시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의사협 "불법시술 의혹, 검찰 수사 촉구"
    뜸사랑 "근거 없는 보도‥법적 대응 강구"

    이 관계자는 "구당 선생이 노 전 대통령에게 시술한 시기는 퇴임 직후로 알고 있다"며 "그 후론 노 전 대통령과 서로 만난 일이 없으며 수천 명의 제자 중 누가 노 전 대통령에게 침을 놓았는지도 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진실 규명을 위해선 노 전 대통령 측의 입장 표명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사실 여부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 뜸사랑 회원이 마치 잘못된 시술을 한 것처럼 와전된 부분에 대해선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당의 여제자가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대한한의사협회는 혐의 의혹을 벗었다는 점에서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몸에서 침이 발견됐다는 보도 직후 자체적으로 노 전 대통령을 치료했던 한의사를 수소문 해 왔다"며 "확인 결과 회원 중에는 관련 시술을 한 의사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 만큼 무면허 한의사가 이같은 시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장동민 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언론을 통해 밝혀진 7㎝ 파이프 침은 일반 한의사들은 거의 안 쓰고 특정 단체만 사용하고 있는 침"이라며 "다만 시술자가 밝혀지지 않아 고소·고발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비서실과 서울대병원 측에 침 시술자를 밝히는 공동조사단 구성을 제안했던 한의사협회는 11일 중으로 시술자 규명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