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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평생 즐겨 암송하는 영시 한 수가 있습니다. 윌리암 워즈워스가 읊은 ‘무지개’라는 짧은 시입니다.
하늘에 걸린 무지개 보면
내 가슴은 뜁니다.
나 어렸을 때 그러하였고
어른 된 지금도 그렇습니다.
늙어진 연후에도 그러하기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내가 사는 하루하루
타고난 경건함에 얽혀지기를소파 방정환이 32년의 짧은 생을 살았지만 그는 이 나라의 어린이들을 위해 큰일을 하고 갔습니다. 그가 스무 살 되던 해 3.1운동이 일어나자 보성전문학교의 학생으로 독립선언문을 돌리다가 일제관헌에 체포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1923년 색동회를 주축으로 ‘어린이날’을 정하고 ‘어린이 헌장’을 만들고 <어린이>라는 잡지를 발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잡지를 통해 윤석중, 이원수 등 쟁쟁한 아동 문학가들이 탄생하였습니다. 그는 1931년 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면서 “어린이를 두고 가니 잘 부탁한다”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소파 있기 전에는 ‘어린애’는 있었지만 ‘어린이’는 없었습니다. ‘어른들’은 ‘어린애’를 상대하려고 하지도 않았으므로 솔직하게 말하자면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방정환의 ‘어린이 사랑’의 큰 정신 때문에 ‘어린애’가 ‘어린이’로 격상되어, ‘늙은이’ 못지않은 높은 대접을 받게 된 것입니다. 물론 ‘어린이’가 어떤 경우에는 사이비 ‘어른들’의 분별없는 대접을 받다가 버릇없는 ‘어른’이 되어 탈선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그러나 오늘도 어린이가 어른들의 사회에서 인격적인 대접을 받지 못하고 때로는 어른들의 노리개가 되고, 때로는 못된 어른들에 의해 학대받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어린이날’을 맞아 소파 방정환 선생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